中 증시 ‘패닉’ 1년만에 47% 폭락..ELS 개미 ‘H의 공포’ 덜덜

중국 홍콩 H지수가 6500선마저 붕괴되며 폭락하는 가운데 국내 ELS(주가연계증권) 원금 손실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코로나, 미중분쟁의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홍콩 주식시장에 공포 투매가 출회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6분 현재 홍콩H지수는 전일대비 4.25% 내린 6277.06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때 7% 넘게 빠지며 6185.22(52주 최저가)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흐름이다. H지수는 지난 14일에도 7.15% 급락했고 이날도 패닉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지난해 3월 고점(11576.92) 대비 -47% 수준까지 급락한 상태다. 1년 만에 종목도 아닌 지수가 반토막난 것이다.

홍콩 증시가 폭락하면서 원금손실구간(Knock In·낙인)에 진입한 ELS도 등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2월 발행한 ELS 2473호는 지난 3월 10일 이미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주식과 홍콩 H지수,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는데 3대 지수가 35%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것이 낙인 조건이었다. 그런데 H지수가 1년 만에 40% 넘게 폭락하면서 원금손실 구간에 들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홍콩 주식시장은 리스크를 가늠하기보다는 ‘탈출’을 우선하는 패닉 상태”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재확산, 미중분쟁의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그리고 매우 크게 반영되면서 매우 중요한 지지선인 6500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홍콩 H지수의 6500선은 장부가 기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지지선에 해당된다.

이어 “중국 경기는 올해 5.5% 성장률을 예고했지만 주식시장은 이미 경기 연착륙과 금융위기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며 “2000년 이후 홍콩 주식시장이 30% 이상 폭락했던 사례는 2007년 선진국 금융위기와 2015년 유동성 버블 붕괴의 두 차례였고 이번에 세 번째 기록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 폭락에 ELS 원금손실 위험도 커졌다. ELS는 일반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설정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손실 구간(Knock In·낙인)에 진입한다. 예탁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미상환 잔액은 작년말 기준 18조314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홍콩 H지수가 기초자산으로 포함된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이미 1차 또는 2차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발행된 ELS는 홍콩H지수(HSCEI), 미국 S&P500 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상품이 많은데 3개월 또는 6개월 주기의 조기상환 평가일에 홍콩 H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서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이 ELS 2473호처럼 원금손실 조건이 기초자산 가격 대비 65% 수준이었던 상품은 이미 낙인을 찍었다. 이 상품의 경우 홍콩 H지수가 3년래 최고치였던 시점에 설정돼 만기 수익상환 기준이 설정 시점 대비 35% 하락한 7310였다. 최근 H지수 7000선이 붕괴되면서 이 상품은 여지없이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발행된 ELS 가운데 조기상환 물량을 제외한 상품의 낙인 가격대는 대부분 6000선 이하로 집계됐다. H지수 기준 5500대에 2194개 상품이, 5000에 3488개 상품이 집중됐다. H지수가 6000선 이하로 밀릴 경우 대규모 ELS 상품이 원금손실 가능성에 직면하게 된다.

전종규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분쟁 리스크는 지수에 이미 90% 이상 반영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은 이제 초기 단계”라며 “지금 홍콩 증시는 극단적인 변동성이 나타나는 패닉 상태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며 향후 2~4주간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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