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진행해온 해외주둔 미군 병력 배치에 관한 검토를 마무리했다. 다만 주요 병력 개편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아 주한미군의 경우 현 수준의 규모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29일(현지 시각) “미 행정부와의 수개월에 걸친 분석과 깊은 조정에 이어 국방부는 오늘 ‘해외주둔 미군 병력 태세 검토’(Global Posture Review·GPR)를 배포했다”며 “임시 국가안보전략지침의 범위 내에서 GPR은 미국 외부 주요 지역에 대한 국방부의 병력 태세를 평가했고, 단기 병력 태세 조정과 병력 태세 계획 지침, 장기 전략 이슈 분석 등을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GPR이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해 “지역 안정성에 기여하고 중국의 잠재적 군사 공격 등을 억지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추가적인 협력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지난 9월 발표된 호주 및 태평양 제도에 있는 인프라 강화, 호주에 모든 종류의 미 군용기 순환배치 등 해당 지역에 대한 군사 합동 활동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도 포함됐다”고 했다. 지난 6월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 동맹을 결성한 미국과 호주는 지난 9월 양국 외교·국방장관의 2+2 회담에서 호주 지역에 모든 종류의 미군 전투기를 순환배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GPR의 원칙적인 내용은 공개했지만 세부 내용은 기밀에 부쳤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괌과 호주의 군사 시설에 대한 개선을 결정했지만, 러시아의 위협이나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한 대대적인 병력 재배치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이러한 결정은 주한미군 규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해외주둔 미군 병력 배치의 큰 틀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은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주한미군 배치는 아주 강건하고 효과적”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변화도 밝힐 것이 없다. 아주 현명한 배치”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대신 GPR에서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순환배치 부대였던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와 포병여단 본부를 상시전환하는 데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질적인 면에서 실질적인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AP통신은 이번 GPR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마치긴 했지만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국, 유럽에서는 러시아를 대응해야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복잡한 안보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도 아시아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 배치를 하지 못한 것은 중국에 맞서면서도 다른 지역의 안보 약속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원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데 있어 미국이 처한 과제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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