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김동연, 역전극 배경.. 화성·부천의 엇갈린 개표 시간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자가 8000여표(0.15% 포인트) 차이의 ‘대역전극’을 이룬 배경에는 우세 지역별로 엇갈린 개표 시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밤새 이어진 개표에선 초접전이 이어졌고, 개표 초반 3만표 넘게 벌어졌던 격차도 100표 안팎으로 줄면서 결국 뒤집혔다. 김 당선자는 2일 오후 3시30분쯤 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는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김 당선자는 282만7572표(49.06%)를 얻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281만8666표·48.91%)에게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경기도지사 선거는 개표 초반 김은혜 후보가 5% 포인트 이상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한때 표 차이는 3만5000표를 웃돌았다. 하지만 자정을 넘기며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40%대로 떨어지면서 접전으로 회귀했다.

패색이 짙던 김 당선자가 막판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대역전극을 펼친 건 지지표가 많았던 일부 지역의 개표가 뒤늦게 이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밤새 진행된 개표 과정에서 유권자가 많은 부천과 화성, 의정부 등의 개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디게 진행됐다. 부천과 화성은 도내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분류된다. 의정부도 민주당 안병용 시장이 내리 3선을 한 진보 강세 지역이다.

부천시에선 18만2163표(52.95%)가 김 당선자에게 갔다. 김은혜 후보보다 2만7000여표 많은 수치다. 화성시에서도 17만3688표(52.03%)가 김 당선자에게 몰리면서 15만3591표(46.01%)를 얻은 김은혜 후보를 이겼다. 김 당선자는 의정부에서도 9만2433표(49.70%)를 얻으면서 8만9711표(48.23%)를 득표한 김은혜 후보와 표 차이를 벌렸다.

일부 지역에선 본 투표함보다 늦게 개봉한 사전투표함에서 김 당선자의 지지표가 몰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선거의 ‘외생변수’로 지적받아온 보수성향의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5만4758표(0.95%)에 그친 건 김 당선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애초 전날 오후 출구조사에선 지상파 3사와 JTBC 등 주요 언론이 모두 0.6~0.9%포인트 차이로 김은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했었다.

승부는 이날 오전 2시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0.9%포인트대로 줄면서 사실상 갈렸다. 오전 4시50분 개표율이 90%를 넘기며 표 차가 단숨에 1만표대로 감소했고, 이어 오전 5시 넘어 6000표 안팎으로 떨어진 표 차이가 개표율 95% 지점에서 순식간에 100여표로 급감했다.

김 당선자는 오전 5시30분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를 앞지른 뒤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선두를 한번 차지하고 난 이후 표 차이를 8000표 이상으로 벌리며 승리를 확정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오전 수원시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오늘의 승리는 변화를 바라는 도민 여러분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진 것”이라며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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