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홍진영 “7kg 빠지고 잠도 못 자..두려웠지만 용기냈다”[인터뷰]①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두려웠지만 고민 끝 용기를 냈습니다.”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 여파로 1년 반 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낸 끝 신곡을 발표한 가수 홍진영의 말이다.

신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공개 하루 전인 지난 5일 이데일리와 만난 홍진영은 “컴백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대중 앞에 다시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활동해보려고 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천천히 쌓아나가 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홍진영은 2020년 11월 신곡 ‘안돼요’ 발표 직후 조선대 무역학과 재학 시절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시비가 일자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다가 조선대 측이 대학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논문을 표절로 결론 내리자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며 뒤늦게 사과했다.

홍진영은 “다 이뤘다고 생각했을 때 논란이 터졌다. 한순간에 쌓아온 모든 걸 잃고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에 변명하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그 부분이 가장 후회가 남는다. 변명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싶다”며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홍진영은 자숙 기간을 보내는 동안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막상 큰일이 생기니 심적으로 되게 힘들더라. 쉬는 기간의 절반은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었다”고 했다. 이어 “잠도 잘 못 자고 식욕도 없다 보니 체중이 7kg 정도 빠졌다”며 “그러다가 혹시 코로나19에 걸려 기사가 나면 어쩌나 싶어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해 2kg 정도는 다시 찌웠지만, 논란 이전보다는 5kg 정도 빠진 상태”라고 부연했다.

홍진영은 “건강 때문에 약은 줄이고 있는데 요즘도 가끔 병원에 간다. 불안정한 상태이다 보니 잠이 잘 안 와서 수면제를 먹기도 한다”고도 했다.

홍진영은 오랜 시간 호흡하며 인연을 쌓아온 히트메이커 조영수 작곡가가 쓴 신곡 ‘비바 라 비다’를 만난 덕분에 활동의 기지개를 켤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조영수 작곡가는 ‘사랑의 배터리’, ‘산다는 건’, ‘오늘밤에’ 등 홍진영의 대표곡을 쓴 장본인이다.

그는 “(조)영수 오빠가 쉬는 동안 자주 연락하며 힘을 주셨다. 가수는 좋은 곡이 있어야 컴백할 수 있지 않나. 오빠가 저를 생각하며 좋은 곡을 만들어준 덕분에 용기를 내어 컴백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바 라 비다’는 라틴풍 댄스 트로곡이다. 가사에는 “눈부신 태양보다 뜨겁게 그깟 눈물 저 멀리”, ‘빛나는 별빛보다 환하게 반짝이는 내 인생’ 등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진영은 “슬픈 분위기의 곡으로 컴백할까도 고민해 봤지만 주변에서 반대했다. ‘사랑의 배터리’라는 신나는 노래와 밝은 에너지로 알려진 가수인 만큼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영수 오빠가 굉장히 경쾌한 곡을 선물해준 것”이라며 “노래도, 뮤직비디오도 분위기가 신나서 근심 없는 사람처럼 보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든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깟 눈물 저 멀리’라는 의미심장한 가사에 대해선 “공동 작사라 제가 쓴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의미 없는 하루하루’ 같은 부분을 제가 썼다. 실제로 의미 없이 멍하게 보냈던 날이 많았던 만큼, 제 제 심경이 담긴 가사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진영은 쉬는 동안 노래 연습을 할 의욕이 없어 음악을 멀리했다고 했다. 신곡을 본격적인 준비한 건 한 달 전쯤이란다. 그는 “가만히 있다가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난다는 게 제 얘기가 되어 있었을 정도로 멘탈이 흔들린 시기라 노래는 아예 안 했다”며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녹음하며 노래할 때 울컥하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10년여간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가수라 노래가 많이 어렵진 않았다”고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웃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홍진영이 웃음을 보인 몇 안 되는 순간 중 하나다.

홍진영은 당분간 예능 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가수 홍진영’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컴백 기사가 나간 이후 감사하게도 예능 섭외 연락이 많이 왔지만 모두 고사했다. 가수 홍진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컴백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SBS ‘인기가요’ 출연이 유일한 방송 활동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동안 SNS를 끊고 살았다는 홍진영은 “오랜만에 컴백하는 것이니 만큼 신곡 공개일에는 온라인상 반응을 살펴보려고 한다. 그간 안 봤던 댓글과 메시지까지 몰아볼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응원해요’ ‘잘 들을 게요’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 신곡으로 노래를 듣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쉬어간다는 기분을 안겨 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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