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아동 외면 안 돼” 조정안에 반발 눈물의 삭발식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이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조정위의 불합리한 조정안 개선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2.3.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조정위원회의 피해구제 조정안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피해자이자 ‘가습기살균제 4차 피해정보 공유모임’의 박수진 대표(50)는 22일 오전 조정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국가의 방치와 기업의 방임으로 병들어간 우리 아이들을 정부와 기업, 조정위가 외면해선 안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 대표는 “2000명의 피해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되기에 엄마인 제가 나섰다”며 “제발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에 전달해 조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삭발을 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조정위가 마련한 2차 조정안은 피해등급과 연령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1~84세를 연령별로 세분화해 나이가 적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는 내용이 담겼다.

박 대표는 ‘피해 당시 나이’를 감안하지 않은 연령별 지원금 기준을 지적했다. 참사 공론화 이후 11년이 지난 만큼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피해자들이 받을 지원금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박 대표의 세 아들 중 2명도 피해를 입었을 당시 3세·생후 8개월이었지만, 24세·20세인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7500만~76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박 대표는 “1~10세 지원금은 대상자가 없어 아무도 받지 못한다”며 “조정위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원금에는 위로금과 치료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며 “(조정안상 미래수명 84세 기준) 지금 30세가 된 피해 아이들은 앞으로 약 50년을 그 지원금으로 살아야 하는데 과연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조정위가 이달 말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의견을 수렴 중인 가운데 피해자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전날(21일)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범단체 빅팀스(victims) 투쟁본부’가 종로구 SK빌딩 앞에서 조정안 수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 계획을 밝혔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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