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박원숙 “교통사고로 떠난 아들, 20년 만에 가해자 추정男에게 연락 와”

[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박원숙이 20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원숙은 “사고 운전자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난 아들에게 빵점짜리 엄마였다”고 토해냈다.

4일 KBS 2TV ‘같이 삽시다’에선 박원숙 혜은이 안소영 안문숙의 포항살이가 펼쳐졌다.

이날 관계 상담 전문가 손경이가 사선가를 찾은 가운데 박원숙은 “아들을 사고로 잃고 긴 시간 마음을 다스리던 차에 친동생에게 심리치료를 권유 받았다. 그래서 한 번 병원을 찾았는데 그 이후로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았다. 들춰내고 싶지 않아 꾹꾹 눌러 담았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어 “그러다 얼마 전에 한 남자에게 전화가 온 거다. ‘박원숙 선생님인가? 난 선생님한테 맞아야 할 사람’이라면서 울더라. 그리고 다시 전화하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처음엔 괜히 무섭고 섬뜩했는데 갑자기 ‘혹시 사고를 낸 사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 난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저 덮어두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나아가 “지금에서야 내게 용서를 받고 싶은 건가. 난 그 상처를 건들지 않으려고 누르고만 있는데. 사람은 어차피 한 번 왔다 가지 않나. 한 지인이 내게 ‘우린 다 열차를 타고 있고 아드님은 조금 먼저 침대칸으로 갔을 뿐’이라고 했던 게 큰 위안이 됐었다”면서 손경이에 “그 운전자가 맞는 것 같은데 난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손경이는 “내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박원숙의 아픔을 감싸 안았고, 박원숙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이어 “큰 상처를 건드리지 못하고 누르기만 했다. 전화한 사람이 운전자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난 아들의 사인조차 모른다. 듣지 않았다.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당시 언론 보도도 보지 않았다”고 힘겹게 토해냈다.

박원숙은 또 “내가 일을 하는 게 아들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던 것 같다. 어머니의 도리를 다해도 그런 일을 겪으면 가슴이 아픈데 빵점짜리 엄마가 그런 일을 겪으니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게 미안했다”며 오열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거 아들이 한 인터뷰에서 ‘우리 엄마가 박원숙이란 배우라 너무 고맙다’고 한 적이 있다. 나중에 만나면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는 고백으로 지극한 어머니의 마음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같이 삽시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