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석준 “교육감 선거는 진영 대결 아닌 정책으로 경쟁해야”

[부산·울산 취재본부(bsnews4@pressian.co)]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시 교육감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200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양자 대결 구도가 성립됐기 때문이다. 3선에 도전하는 김석준 현 부산시 교육감과 맞붙는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후보들의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며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정작 공약·정책 대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수업혁신과 미래교육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교육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김석준 후보는 지난 재선 기간 8년은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 4년은 미래교육을 열어가는 실행의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프레시안>은 김석준 후보와 만나 그가 생각하는 부산의 미래교육 방향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김석준 : 지난 2번의 선거에 당선돼 8년간 부산시교육감으로 재직했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교육에서 8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은 것 같다. 1기 임기 때는 시민의 신뢰가 떨어진 부산교육 전반에 변화의 새바람을 불어넣어 기반을 튼튼히 했다면 2기 임기 때는 다른 교육청보다 앞서 미래교육의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이 높아 초·중·고 모든 교실에 블렌디드 환경과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면서 미래교육을 위한 모든 준비를 해왔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 핵심역량을 길러주는 미래교육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미래교육을 위한 준비만 착실히 해놓고 시행도 하지 않은 채 중간에 그만둔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을 잘해온 교육감이 향후 4년의 미래교육도 책임지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교육을 한 단계 더 확실히 도약시키고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완성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프레시안 : 지난 8년간 추진 해왔던 주요 성과는?

김석준 : 8년간 부산교육을 이끌어오며 합리적으로 변화의 새바람을 불어넣었고 부산교육의 위상을 크게 도약시켰다. 그동안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수업·평가 방법 혁신, 교육공간 혁신, 교육복지 확대를 추진했다. 이어 학부모님들이 아무런 부담없이 학교를 방문할 수 있는 청렴한 학교문화를 정착시켰다. 또한 학부모님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초·중·고에 대한 무상급식을 완성했고 초·중·고에 대한 무상교육도 실현했다.

프레시안 : 부산교육의 비전 방향과 주요 공약은?

김석준 : 부산교육의 비전은 10년, 20년 후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교육을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소통 능력, 협업 능력과 함께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창의적인 사고력을 길러주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AI와 같은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스스로 얻을 수 있는 디지털활용 능력도 길러주겠다. 이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사회·경제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재능과 적성에 따라 꿈을 키우고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선거의 공약 방향은 미래를 주도하는 부산, 세계를 앞서가는 부산, 교육만은 특별한 부산, 교육이 희망이 되는 부산 4가지로 설정했다. 4대 공약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교육가족과 시민들이 바라는 간단한 공약들을 따로 모아서 든든+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해 나갈 계획이다.

▲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후보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레시안(홍민지)
프레시안 : 새 정부가 기초학력 강화 정책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초·중·고 전수 학력평가에 대해서는?

김석준 : 소위 점수 경쟁이나 서열 경쟁으로 내몰아 대다수 아이들을 일찍부터 루저로 만들어 버리는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단계로 봤을때 공부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역량이나 능력들을 자기 나름대로 키워가도록 여러가지 탐색하고 진로를 모색하는 이런 과정을 자유롭게 열어두는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훨씬 필요한 부분이다. 대학교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때부터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분기별로 실시하기 때문에 학생들 학력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평가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전수 학력평가 조사는 아이들을 과거로 되돌리고 그야말로 입시의 노예로 만드는거다. 또하나 중요한 점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꼈기 때문에 같은 날, 같은 문제, 같이 시험을 치러서 등수를 매기는 방식은 말 그대로 아날로그 방식이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들의 학력 수준이나 장단점을 보완해야 할 점을 맞춤형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계를 뒤로 돌리는 일이다.

프레시안 : 하윤수 후보는 자사고·특목고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쟁점에 대해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는데?

김석준 : 큰 틀에서 봤을때 자사고나 특목고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부산에서 자사고를 설립할 수 있는 사립학교가 별로 없다. 특목고도 실제로 분류해 보면 특성화 계통의 마이스터고인 자동차고나 해양고와 같은 학교들이 나름대로 갖춰져 있어서 부산에서 특별히 자사고나 특목고를 더 이상 설립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현재 자사고나 특목고라 해봤자 부산외고와 부일외고가 있다. 이 경우에도 설립 목적이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이 된다면 굳이 일반고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월성교육을 내세워서 자사고나 특목고를 추가로 만들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된다.

오히려 수월성교육 측면에서도 자사고와 특목고를 만들게 아니라 영재교육을 더 강화하든지 영재교육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늘리는 방안이 맞다고 본다. 상대측 후보가 얘기하는 평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사고나 특목고를 추가로 만들게 아니라 수월성교육에 의해서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다변화시켜 지원하는게 맞는것 같다.

프레시안 : 최근 소년범죄 재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촉법소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해결 방안이 있다면?

김석준 : 정말 어려운 문제다. 우리 아이들이 TV나 유튜브와 같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 접근을 통한 교육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교재를 만들어 각급 학교에 보급하기도 했지만 교육 과정으로까지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주변 환경에 민감한 중학교 과정만이라도 교육과정에서 잘 녹여내 미디어로부터 비롯되는 폭력성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안들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학교폭력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 하거나 처벌 위주로 대응해왔다. 오히려 법적인 규제나 처벌보다는 인간관계 형성을 통해 회복적 치유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전문 강사를 투입해 인식을 높여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후보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레시안(홍민지)
프레시안 : 일각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 대결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김석준 : 이번 선거에서는 예전의 다자구도와 달리 2명의 후보가 출마해서 양자구도가 됐다. 양자구도가 되니까 상대 후보는 아직도 진보 보수니 좌파 우파니 하면서 편 가르기를 하며 이념 대결, 진영 대결로 몰고 가고 있어 큰 걱정이다. 교육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다. 오로지 좋은 교육을 위한 비전, 정책, 헌신만이 요구될 뿐이다.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의견이라면 진보적인 생각도 보수적인 생각도 모두 들어야 한다. 교육감 선거만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누가 더 좋은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들을 더 잘 실현할 것인가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프레시안 : 스윙보터층으로 떠오른 2030 세대의 표심 공략 방안은?

김석준 : 실제로 20, 30대가 결혼도 늦게 하고 아이들도 낳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어 안타깝다. 결국 20, 30대는 비교적 얼마 전에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한 분들이고 학부모인 경우에는 이제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게 되면서 현장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학교가 어떻게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인지 미래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보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을 통해서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과 경쟁력을 꼽으라면?

김석준 : 무엇보다 부산시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이뤄낸 여러 성과와 경험들이 최대 경쟁력이 되겠다. 이런 성과와 경험은 상대 후보에게는 없는 것들이다. 교육가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학교에 부담이나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모범적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원활한 학사 운영을 해왔고 여러 어려움 속에 미래교육을 착실히 준비한 점도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노력과 성과를 알고 계시는 시민들도 저를 실력 있고 든든한 교육감이라며 지지해 주실 것이라 본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김석준 : 코로나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부산교육의 미래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다. 그동안 구축한 각종 미래교육 인프라를 활용해서 미래교육을 본격화하고 우리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재능과 적성에 따라 꿈과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기대에 꼭 보답하겠다.

취재 : 김진흥, 홍민지 기자.

[부산·울산 취재본부(bsnews4@pressi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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