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한강물’로 전기 만들어, 열섬 현상 완화시킨다

[경향신문]

서울시가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년치 전력량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 ‘한강물’을 이용한 수열에너지 설비를 도입해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고, 도심 열섬 현상(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삼성서울병원과 한국종합무역센터에 총 70.8MW(메가와트) 규모의 수열에너지 설비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설비는 영동대로와 양재대로 지하에 있는 광역 상수도망을 통과하는 한강물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삼성서울병원에 39.4MW, 한국종합무역센터에는 31.4MW 규모로 각각 설치된다. 수열에너지는 댐 등의 물 온도가 여름철에는 기온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특성을 이용해 건물의 냉·난방에 활용되는 신재생에너지다.

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건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0% 이상을 수열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연간 30GWh(기가와트시)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한편 1만5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1만5000톤의 온실가스 감축은 잔나무 120만 그루를 심었을 때 나타나는 효과와 비슷하다.

아울러 시는 수열에너지 설비가 도입되면 건물의 냉난방을 위해 설치된 냉각탑이 필요없어 소음과 진동 발생을 줄이는 한편 열섬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 수열에너지가 활용되고 있는 곳은 잠실롯데월드타워와 한강홍수통제소다. 잠실롯데월드타워는 2014년부터 광역상수도의 수열을 활용해 전체 냉·난방의 10% 수준인 10.5MW를 수열에너지로 대체하고 있다. 기존 대비 에너지 사용량은 35.8%, 온실가스 배출량은 37.7%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임미경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삼성서울병원과 한국종합무역센터에서 사용될 수열에너지는 서울 5만 가구가 사용할 1년치 전력 생산량의 수준”이라며 “한강변에 있는 반포1단지 재건축 사업에서도 10.5MW 규모의 수열에너지 활용 사업 논의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발맞춰 시는 수열에너지 활용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 잠실운동장에 7.3MW 규모, 2027년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에 14.1MW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공공시설물, 대형 백화점과 복합상업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건물에도 상수도 원수관로를 이용한 수열에너지 설비 설치를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