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큰 문제 생길 거 같아서 5년간 잠적…무너져 버린 느낌” (‘고두심이 좋아서’)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아역 출신 배우 이민우가 5년간 잠적한 이유를 고백했다.

28일 방송된 채널A ‘엄마의 여행 고두심이 좋아서’에는 42년 경력의 아역 출신 배우 이민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민우는 오랜만에 만나는 고두심을 위해 면기를 선물로 준비했다. 도예 공방을 운영한 지 10년째 됐다는 그는 “작가님이 만든 면기에 내가 유약을 직접 입혔다”고 설명했다.

5년간 연기 활동을 쉬었다는 이민우는 “자의로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 한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나 자신에 대한 문제로 무너져 버린 느낌이었다”며 “다섯 살 때부터 일을 해서 정말 일만 하면서 살았다. 학교생활도 거의 없었다. 20대, 30대, 40대가 됐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나한테 큰 문제가 생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당분간 일 안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소풍 한 번 가본 적이 없었다는 이민우의 고백에 고두심은 안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이민우는 “그때는 촬영장에 있는 게 더 재밌었던 거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후 고두심과 이민우는 옛날식 다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 이민우는 “방송 일을 하다가 (초등)학교를 오랜만에 갔다. 근데 갑자기 음악 시험을 본다고 하더라. 오랜만에 학교에 갔더니 교실에 있는 친구들도 너무 낯설에 느껴졌다”며 “노래를 해야 되는데 노래가 안 나와서 입만 뻥긋거렸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근데 그 계기는 사실 방송이었다. 예전에 감독님이나 어르신들께서 아역 배우가 있으면 갑자기 촬영 중에 노래해보라고 하는데 노래했더니 바로 거기서 다들 ‘너 노래 못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중, 고등학교 때까지 노래하는 게 그렇게 싫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를 본 고두심은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거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민우는 “난 기초나 기본이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연기자로서도 그렇고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서도. 유년기와 청소년기, 청년기 같은 사람이 겪어야 하는 과정이 있고, 그게 자신의 기초와 기본이 되는 건데 난 기초와 기본을 무시하고 어른의 세계에 먼저 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30대를 지나면서부터 그 고민이 더 심해졌고 40대에 들어서면서 더 이상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친구나 날 아껴주는 분들한테 ‘너 지금 미쳤다. 정신병원 가봐야 될 거 같다’는 욕 많이 들었다”며 “단언컨대 정신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내 삶과 연기에 대한 문제였다. 어디 가서 연기자라고 할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까 5년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현재 싱글인 이민우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결혼에 뜻이 없다거나 그렇다고 결혼에 그렇게 뜻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예 (결혼에) 뜻이 없으면 빨리 간다고들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니니까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민우는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는 “만약에 내가 배우를 했다는 이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난다면 이왕 태어난 거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며 “단순히 배우가 싫다, 좋다를 떠나서 다른 생을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