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방향타 쥔 ‘친명’ 박홍근..대여 관계, 지선 준비 등 과제 산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계파 대리전으로 불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이 승리했다. 친문의 박광온 의원과의 접전 끝에 172석의 ‘거야(巨野)’ 방향타를 쥐게 됐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집권 초반부부터 대여 관계를 설정하고, 분열된 당심을 한데 모아야 한다.

2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박홍근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1차에선 10%(18표)를 득표한 박광온·박홍근·이원욱·최강욱 의원 등 4명이 2차에 부쳐졌고, 이들 중 과반이 나오지 않아 1·2위인 박광온·박홍근 의원이 3차 결선투표를 치렀다. 최종적으로 박홍근 의원이 최다 득표를 받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각 계파의 대표 격들이 후보군으로 분포하면서, 계파 대결로 불렸다. 공식 입후보 절차는 없었지만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4선의 안규백 의원과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 5명이다. 박광온 의원은 친문 핵심이자 이낙연계,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계,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분류된다.

박홍근 의원이 승리하면서 대선과정에서 급격히 세를 불린 이재명계가 친문을 제치고 주류세력으로 등극하게 됐다. 하지만 마냥 즐길 시간은 없다. 대선 패배에 따른 조기 선출이었던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당장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촉발된 내분부터 수습해야 한다. 현재 비대위 운영을 두고 의원들 각자의 목소리가 외부로 새어나오면서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분열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대정부와 대여 관계 수립이라는 중책도 맡아야 한다. 당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강대강 대치를 보이며 갈등의 골이 깊다. 우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만 해도 민주당과 청와대가 협조를 거부하며 5월10일 이전하려던 계획이 틀어졌고, 인사권을 두고도 신구권력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충돌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여가부의 기능은 조정하더라도 폐지에는 반대하고 있다.

다만 계속된 반대는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당 안팎에서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순위에 놓고 윤 당선인의 의제에 관해 논쟁해야 한다”고 적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미완의 과제’로 꼽히는 개혁법안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처리하자는 요구도 당내에서 분출되면서 어떻게든 마무리해야 한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아직 50여일 남아 있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엄격히 분리해 검찰의 권력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2022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국민의힘과의 협상도 기다리고 있다.

6·1 지방선거 역시 중요한 문제다. 대선과 불과 3개월 간격으로 치러져 구도가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승리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천 공정성 시비를 최소화해 새로운 당내 권력지형에서 계파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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