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美 긴축·글로벌 침체 불안감 .. 韓 개인 투자자 ‘매도 행렬’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UPI 연합뉴스
코스피 2600선이 무너지며 장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코스피 장중 2600선 붕괴

유가증권시장 1082억 순매도

기관·외국인은 순매수 진행

원화 곤두박질… 사흘 연고점

채권시장 위축… 거래 16조 줄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10일 오전 코스피가 2% 넘게 내리며 2550대로 주저앉았다. 장중이지만 2600선이 붕괴된 것은 103일 만이다. 미국발 고강도 긴축과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한국 증시도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얼어붙고 있다. 새 정부가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경제 위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52.90포인트(2.03%) 내린 2557.91에 거래됐다. 올해 최저였던 1월 28일 장중 2591.53보다 낮은 연중 최저점이자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전광판은 하락을 나타내는 파란색 일변도였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이 새파랗게 질렸다”는 걱정이 나왔다. 전 거래일보다 20.68포인트(0.79%) 내린 2590.13으로 출발해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닥도 12.76포인트(1.48%) 떨어진 848.08에 개장해 장중 831.59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이 4% 넘게 급락하는 등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이날 한국 증시의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082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874억 원, 외국인은 197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없다’는 발언을 믿지 않는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위험 자산인 주식과 가상화폐를 팔아치우는 대신 안전 자산인 달러로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증시는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가치도 곤두박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대비 2.0원 오른 1276.0원에 개장해 오전 10시 1278.0원까지 올랐다. 장중 한때 1278.10원까지 상승하며 사흘 연속 연고점을 새로 썼다. 채권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장외 채권거래량은 전월 대비 16조3000억 원이 줄어든 404조 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9조2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8000억 원 감소했다.

뉴욕 증시는 간밤에 급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주가가 3% 이상 하락하고,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주가는 9% 이상 밀렸다. 기업들의 실적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자산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트코인도 7% 이상 하락하며 3만100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시장이 아직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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