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멤버십 인상’ 쿠팡, 회원 이탈 없을까..아마존 살펴보니

쿠팡 뉴스1

쿠팡이 오는 6월부터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도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다. 적자 릴레이를 벗어나기 위해 수익화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회원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쿠팡은 다양한 멤버십 혜택으로 락인(Lock-in·자물쇠) 효과를 구현한 만큼 이탈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도 수차례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음에도 회원 수가 감소하지 않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6월부터 와우 멤버십 기존회원 대상 이용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변경한다. 지난해 12월 말 신규회원 대상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90원으로 올린 데 이어 기존 회원들에게도 동일한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멤버십 인상은 수익성 개선 노력의 일부다.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 없는 쿠팡은 최근 꾸준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묻지마 환불 정책을 변경한 것도 마찬가지다. 본래 와우 회원이라면 로켓배송 상품을 30일 이내 조건 없이 무료 반품해줬지만, 지난 3월부터 포장이 훼손됐거나 라벨이 없는 상품은 교환·반품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쿠팡(Coupang, Inc.)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7억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순손실도 15억4259만달러(약 1조8627억원)을 기록해 전년 순손실인 4억6316만달러(약 5593억원)에 비해 손실 폭을 3.3배 키웠다.

멤버십 가격을 올릴 경우 인상분인 2090원을 적용하면 한 달에 188억원, 연간 2257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로켓와우 회원 수는 약 900만명이다.

하지만 이번 멤버십 인상이 회원 이탈을 가속화 해 쿠팡의 성장세를 오히려 저해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실제 앞서 넷플릭스는 요금제 인상을 발표한 이후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제를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석달 연속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줄었다.

하지만 쿠팡의 사례는 넷플릭스가 아닌 아마존과 비교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와우 멤버십이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벤치마킹한 만큼 상당 부분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은 연회비 139달러(약 17만원)에 모든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영상·음악 스트리밍, 게임, 전자책 구독 서비스, 멤버십 전용 상품 할인, 오프라인 유기농 식료품 체인점 홀푸드(Whole Foods) 할인 등을 제공한다. 쿠팡 역시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 로켓·로켓프레시·로켓직구 배송, 와우 멤버십 전용 상품 할인, 쿠팡플레이 서비스 등을 준다.

아마존은 2005년 79달러에서 2014년 99달러, 2018년 119달러, 그리고 올해 초 139달러로 멤버십 요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멤버십 인상에 따른 회원 이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회원 수가 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는 2018년 1억명을 넘어섰고 2020년 2억명을 돌파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멤버십 수입만 전년비 15% 증가한 81억 달러(약 9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폭넓은 서비스 제공으로 락인 효과를 구현한 만큼 멤버십 해지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쿠팡도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판권을 사들이고 배우 김수현 출연 드라마 ‘어느 날’을 자체 제작하는 등 콘텐츠를 통해 락인 효과 강화를 노리고 있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쿠팡 와우 멤버십 인상 소식에 주로 ‘그동안 멤버십 가격이 너무 쌌다’거나 ‘요금 인상이라기보단 요금 현실화’ 등의 여론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회원 이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이탈하는 회원이 일부 있겠지만, 수익성 증진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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