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우크라·봉쇄에 투자자들 중국서 발 뺀다

[파이낸셜뉴스]
봉쇄 우려로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25일 차오양구의 한 식료품점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경제제재 불참,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에 따른 봉쇄 여파로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중국 투자가 경제적으로 이득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비난받을 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최대 자금 유출
CNN비즈니스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주요 대형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3월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이탈한 자금이 175억달러(약 21조9000억원)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IIF는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이탈 규모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면서 특히 이 기간 다른 신흥국에서는 이런 흐름이 나타나지 않아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투자포트폴리오 이탈 자금 175억달러는 주로 채권 투자 자금이 주를 이뤘다. 112억달러였다. 나머지가 주식 투자 자금 유출이었다.

이는 중국 정부 통계로도 확인된다.

중국 예탁·청산결제소에 따르면 2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순매도 규모는 350억위안(약 6조6000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달러로는 55억달러 규모다.

매도세는 3월에 속도가 더 붙어 520억위안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러 지지가 방아쇠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각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섰지만 중국이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제재에 불참한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촉발한 방아쇠라는 지적이 나온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중국센터 부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국이 지지한 것이 국제 자본의 확실한 중국 이탈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2월 러시아와 ‘무제한’ 친선관계를 선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국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놓고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제재에 동참하지 않아 간접적으로 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중국은 그저 자국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제재 대상은 중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코르젬파 선임 연구위원(펠로)은 “중국의 모호한 태도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우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분쟁에 관한 (중국의) 러시아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코르젬파 선임 연구위원은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경우 직접 제재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발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만 변수도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를 시도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투자자들이 중국과 대만 금융상품에서 발을 빼는 또 다른 배경이다.

봉쇄
코로나19 팬데믹에 ‘봉쇄’로 맞서는 중국의 강경 대응도 투자자들의 중국 금융상품 매도를 촉발하는 원인이다.

옥스퍼드대의 매그너스 부소장은 중국 경제가 이미 쇠약해진 가운데 상하이, 베이징 부분 봉쇄 등 코로나19에 대한 강경 대응이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을 돌려세웠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대도시의 봉쇄 강화 여파로 3월에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성장률이 대폭 감소했고, 1년 여만에 처음으로 소비가 줄었으며, 31개 주요도시 실업률은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상반기 중 중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4%로 하향조정했다.

미 금리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중국인민인행(PBOC)의 엇갈린 통화정책도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는 이유다.

연준은 40년만에 최고 수준을 연일 경신하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포함해 강도 높은 통화긴축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지만 PBOC는 경기둔화에 맞서 통화완화에 접어들었다.

금리로만 볼 때 중국이 미국보다 덜 매력적이 됐음을 뜻한다.

이달초 10년만기 국채를 기준으로 중국 국채 수익률이 12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을 밑돌았다.

이때문에 중국 위안은 달러에 대해 반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PIIE의 코르젬파는 “금리인상,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국 채권자산의 명목 수익을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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