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 발목’ 4월 코스피도 탄력 없다 “바닥 2500까지 탐색”..지수보다 업종·종목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명환 기자] 4월 주식 시장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와 이에 따른 기업 이익 감소 우려에 발목이 잡혀 탄력이 없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 코스피 상단은 제어될 것으로 보여 지수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업종과 종목에 대한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봇물을 이룬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의 4월 코스피 예상 밴드 최하단은 2570이다. 3월보다는 견고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겠지만, 대외적인 악재 변수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면 2600이 붕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4월 코스피 범위를 2570∼2780으로 가장 보수적으로 내다본 다올투자증권은 기업 이익 전망치 추가 조정 가능성을 변수로 꼽았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전망에 대한 눈높이 하향, 이익 전망치 추가 조정 가능성 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기초체력(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확증이 형성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4월이 각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분기 실적 시즌 이후 시장 연간 이익 전망치의 조정이 진행되는데, 평균치 관점으로 평년에 비해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다. 조 연구원은 “현재 3분기까지는 영업이익 사이클의 저점 탐색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도 강한 상승을 자신할 만한 확증이 생기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코스피 이익률이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률 하락은 지수 회복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이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전까지 에너지 불안 지속에 따른 실적 추정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보여 코스피의 하단은 2600으로 예측했다. 상단도 2850까지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노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와 투자자 간 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시각 조정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마무리돼 미국의 금리 인상이 미칠 여파는 크지 않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가 향후 지수상단을 제한할 수 있지만 주식시장 조정을 확대할 재료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코스피의 상단을 2850까지 내다봤다. 1분기 내내 지속됐던 극단적인 주식 비중 축소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가파른 시중금리 상승세가 아직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남아 있지만 미국 장기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재유입되는 동시에 선물시장에서 원유와 달러 매수 강도가 주춤한 상황”이라면서 “Fed의 긴축정책이 시작된 이상 지금부터는 글로벌 경기싸이클 개선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 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라 국내 기업 이익 동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하단은 2580까지 열어 놨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다소 파격적으로 4월 코스피의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다. 다만 하단을 2600선으로 제시하면서 범위 폭이 크다. 게다가 4월에 당장 3000에 접근하기 어렵겠지만 2분기 중 도달은 불가능해 보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빅스텝(big step, +50bp) 인상이 가능한데 그럼에도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이라면서 “이미 시장에 금리상승에 우려와 기대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2분기에는 여러 불확실성이 하나씩 해소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주식시장 환경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코스피의 월간 평균은 3월 2688이 저점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작년 6월 이후 연속 하락이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4월 코스피 지수가 2900선 아래 박스권에서 실적 모멘텀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가 예상되는 만큼 지수 베팅보다는 이익 방어가 가능한 업종과 종목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 연구원은 “업종 및 종목 선택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업종과 소외된 성장주 위주 대응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추정치 기준으로 올해 흑자 전환 후 다음해까지 가파른 이익 증가율이 기대되는 조선업과 호텔레저업이 가장 눈에 띈다”며 “꾸준한 이익전망 개선에도 주가가 부진했던 IT섹터 세부 업종들도 관심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각각 실적 흐름이 양호한 낙폭과대 성장주, 박스권 전략 속 외국인 순매수 종목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편 3월 다섯째주 기준 저평가 업종(코스피 대비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 주가상승률 낮은 업종)은 반도체와 운송, 고평가 업종(코스피 대비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주가상승률 높은 업종)은 건설·건축, 철강·비철, 건강관리가 꼽혔다.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31개사 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폭이 큰 업종은 운송, 건강관리, 에너지, 하향 조정 폭이 큰 업종은 증권, 호텔·레저, 화학으로 집계됐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폭이 큰 업종은 에너지, 운송, 소프트웨어, 하향 조정 폭이 큰 업종은 디스플레이, 조선, 화학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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