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차정숙’, 후속 조치 어쩌나

JTBC 닥터 차정숙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크론병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논란 이틀 만에 공식 사과를 한 가운데 후속 조치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7회에서 방송된 특정 질환 에피소드로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라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제작진은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리며, 드라마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여 제작하겠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앞서 지난 7일 방송한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주인공인 레디전트 차정숙(엄정화)가 주치의를 맡은 크론병 환자가 수술 실패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하고, 차정숙이 이를 말리기 위해 옥상에서 함께 몸을 던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장항문외과 과장 서인호(김병철)가 이 크론병 환자를 수술했으나 항문 재건 수술에 실패했고, 환자는 장을 절단하는 경우 몸에 부착해야 하는 변 주머니인 ‘장루 주머니’를 다시 달게 된 것을 비관했다.

이어 환자의 장인, 장모가 병실로 찾아와 “이런 몹쓸 병을 숨기고 결혼하다니” “유전병 아니냐. 우리 딸을 그만 놔줘라”라고 비난하는 대사가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환자가 유서를 남기고 옥상으로 올라갔고, 차정숙의 만류에도 실제로 옥상에서 떨어지는 등 자극적인 묘사가 이어졌다.

이후 크론병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크론병은 소화계에 염증이 일어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병이지만, 제작진이 대사에 ‘유전병’, ‘몹쓸 병’ 등 잘못된 정보를 넣어 실제 환자들을 향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조성했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 이에 시청자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비난 여론이 형성됐고, 9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43건의 민원이 접수되는 등 논란이 커졌다.

결국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사과하며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하지만, 시청자들은 명확한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닥터 차정숙’이 시청률 16%를 돌파하며 인기 상승세를 탄 상황, JTBC 뿐만 아니라 여러 케이블 채널을 통해 재방송이 송출되고 있고 VOD를 통해서도 논란이 생긴 해당 회차를 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1회 방송에서 한약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이 한약에 관해 이야기하는 배우의 목소리를 묵음 처리하거나 편집한 전적이 있다. 때문에 7회 방송 속 논란이 된 부분에도 즉각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다만 크론병과 관련한 이번 에피소드는 단순한 편집으로는 수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크론병에 대한 부정적 묘사가 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몰아가는 극적 장치로 사용된 터다. VOD, 재방송 등에 대한 처리 방법은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제작진은 추후 방심위를 통해 접수된 민원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통상적으로 방심위는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 전 물의를 일으킨 방송사에 소명을 할 수 있는 의견진술을 결정한다. 방심위 심의 후 제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제작진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소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닥터 차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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