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축구에 필요한 건 ‘성깔’ 도 ‘판 가르기’도 아닌데

[뉴스엔 송오정 기자]

출연자가 엉뚱한 비난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과몰입도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3월 23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FC 개벤져스 VS FC 아나콘다 경기가 전파를 탔다. FC 아나콘다에게는 마지막 경기였지만, FC 개벤져스의 전승 행렬을 멈추고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결과는 FC 아나콘다의 패. FC 아나콘다는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아쉽게 패배하면서 이번 시즌 전패를 기록했다.

FC 아나콘다는 경기 초반 선제골로 경기를 리드하기도 하고, 최은경의 악착같은 세컨드 볼 사수로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강팀 중의 한 팀을 이 정도로 상대했단 점에선 긍정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론 패배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후 언제나처럼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엔 ‘품평회’가 열렸다. 어느 선수가 잘했고 못했고, 감독이 어쨌고, 전술이 이랬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고. 경기 전술이나 선수 운용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것도 크게 본다면 저마다의 방법으로 방송을 즐기는 모습이라 볼 수도 있다.

다만 정도를 넘어선 엉뚱한 비난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누군가는 경기 내용도 아닌 선수 ‘성깔’이 맘에 들지 않는다거나, 뜬금없이 출연자와 관련해 야구와 축구 판 가르기까지 보인다. 이번 경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이해하기 힘든 엉뚱한 분풀이와 선 넘은 과몰입은 지속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이날 윤태진은 쏟아지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며 “저희 정말 열심히 했어요. 늘 그게 경기에 안 나와서 답답하셨겠지만, 정말 진짜 노력했다는 것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조금의 성장이라도 보셨길 바라요”라고 말했다.

FC 아나콘다가 결코 열정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고, 엉뚱한 비난에 후려치기 될 만한 노력도 아닌 것쯤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지금보다도 건강한 시청 태도가 있을 때 ‘골때녀’ 경기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캡처)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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