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얼굴 때문에 방송가 퇴출 위기..”친근감이 낯섦 이겨”

[OSEN=장우영 기자] 가수 김건모가 외모 때문에 방송가에서 퇴출될 뻔한 위기가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KBS1 ‘백투더뮤직’에는 프로듀서 김창환이 출연해 자신의 프로듀싱 인생을 돌아봤다.

이날 김창환은 김건모에 대해 “당시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토토, 레드 제플린, 딥 퍼플 같은 가수에 관심이 많았는데 난 유독 소울(Soul) 음악을 좋아했다. 어느 날 가수 박미경이 회사에 와서 ‘후배 중에 제가 진짜 좋아할 만한 남자애가 있다’, ‘스티비 원더 노래를 너무 잘 부르는데 아무도 가수 시킬 생각을 안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미경이 소개한 남자는 당시 밴드 ‘평균율’ 건반 주자로 활동하던 김건모였고, 한국식 흑인 음악을 갈망하던 김창환의 눈에 포착됐다. 김창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수를 꿈꾸는 사람 중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이 벅찼다. 마치 보물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건모의 독특한 음색과 김창환의 뛰어난 감각이 만나 TV 출연 없이 음반으로 성공을 이뤄냈다. 음반이 성공하자 TV 출연 섭외가 왔고, 신승훈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김창환은 김건모 또한 성공할 것이라 자신하고 섭외에 응했다.

하지만 김건모가 TV에 출연하자 음반 판매가 멈췄다. 1990년대 초는 신성우, 이덕진, 윤상, 이승환, 서태지 등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음악성으로 대중적 성공을 거둔 가수들이 많았다. 김건모의 외모는 상대적으로 낯설었기에 방송계 퇴출 위기를 맞고 말았다.

김창환은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대학교 때 친구의 여자친구가 외모가 뛰어나진 않았다. 어릴 때는 외모를 주로 보지 않느냐. 그래도 친한 친구니까 그 여자친구도 자주 같이 만나게 되는데, 친근감이 생기더라. 친근감이 낯섦을 이길 수 있겠다는 걸 깨닫고 김건모에게 섭외 요청 프로그램에 무조건 출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김건모의 남다른 예능 감각과 가창력에 대중이 주목하면서 김건모는 비호감에서 호감을 돌아섰다. 김창환은 “이 시점에서 노래를 바꾸자 생각했다. ‘첫인상’으로 노래를 바꿨다”고 말했고, 김건모는 ‘첫인상’으로 당대 최고 스타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을 제치고 ‘가요톱10’ 1위를 수상하며 승승장구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