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먹고 또또또 먹고 1만9500원~ 배터지는 미식여행 ‘제천 가스트로 투어’

국내 유일 관광미식과 있는 제천
1만9500원짜리 식도락 프로그램 인기
건강식 약선불고기, 한방차 등 맛보고
인기분식 빨간오뎅으로 마무리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떤 이들은 먹으러 간다. 이들에겐 음식이야말로 여행의 맛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은데 짧은 일정 탓이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선택은 늘 고통을 수반한다. 천천히 머물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될 일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 달 살기 같은 장기간 여행은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호사가 아니다.

최근 푸드 파이터를 위한 가성비 먹방여행이 인기다. 제천 가스트로 투어는 단돈 1만9500원에 제천의 대표적인 음식과 분식을 5가지 맛 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관광미식과가 있는 제천시에서 야심차게 만든 관광상품이다. 코시국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일단 성공이다. 이정희 제천시 미식마케팅 팀장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자 마자 문의가 많이 와서 응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출발은 제천시버스터미널 앞이고, 문화관광해설사가 4명~15명 가량 참가자를 인솔한다. 11시30분부터 2시 사이 점심에만 진행한다. A코스와 B코스 중 선택해야 하는 아주 골치 아픈 문제는 답을 드리지 못하겠다. B코스를 택했다.

1. 불고기 – 대장금식당

약선불고기.
메밀전.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우리나라 음식은 불고기다. 제천에서는 국가 대표격 한국음식 불고기에 약을 탔다. 마약은 아니고 한약이다. 간장, 물엿, 마늘, 생강, 파, 무, 양파 같은 기본적인 재료에 황기, 계파를 넣어 육수를 끓여냈다. 그렇게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약선불고기를 완성시켰다. 반찬으로 나온 메밀전도 별미다. 얇고 바삭하면서 고소한 메밀전은 “한 장만 더 주세요”를 외치게 만든다.

2. 막국수 – 상동막국수

막국수.

충청북도 제천은 충북 단양, 그리고 강원도 영월과 같은 생활권에 속한다. 영월에는 상동, 중동, 하동이 있다. 상동에서 오래 막국수 장사를 해온 집에서 제천에 분점을 차렸다. 그래서 상호가 상동막국수다.

입장하면 뜨거운 메밀차를 내준다. 호호 불어먹다보면 숯불갈비 집에서 후식으로 먹는 맛보기 냉면처럼 맛보기 막국수를 내준다. 봉평에서 직접 메일을 받아 면을 뽑아 만드는 전통 막국수다. 육수는 따로 주전자에 담아 주기 때문에 비빔 막국수로 먹다가 물 막국수로도 먹어볼 수 있다.

3. 승검초단지&한방차 – 이연순사랑식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제천은 한방도시다. 당귀 잎은 우리나라 생산량의 8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2호 이연순 명인은 찹쌀가루에 생당귀잎을 찧어 반죽하여 소를 넣은 뒤 둥글게 빚어 잣가루 고물을 묻혀낸 단자로 승검초단자라는 한방 떡을 만들었다. 여기에 한방차까지 곁들이면 건강한 고급 후식이 되시겠다. 이연순 명인의 딸 신혜령 씨는 이학박사다. 이연순향토음식개발연구원 실장으로 일하면서 대를 이어 한방떡을 연구하고 있다. 떡은 10개 2만원이다. 10개부터 택배도 가능하다. 택배비는 별도.

4. 빨간오뎅

빨간오뎅.

우리말로 어묵인데 이상하게 아직은 오뎅이 더 입에 붙는다. 보통 뜨거운 국물에 담아서 간장을 뿌려 먹거나 찍어 먹는데, 제천은 다르다. 오뎅 국물이 빨갛다보니 오뎅도 빨간 색이다. 일명 빨간오뎅은 30여 년 전에 의림지에서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시장과 그 주변에 빨간오뎅을 판매하는 분식집이 여럿이다. 워낙 장사가 잘되다보니 튀김이나 순대도 같이 판다.

지역에서 관광택시도 운행하고 문화관광해설사로도 일하는 김학근 씨는 “가격도 3개 1000원으로 싸서 입맛없을 때 2000원어치 사서 집에 가져가면 밥 한 그릇이 뚝딱”이라며 빨간 맛의 위력을 증언했다.

추운지역인 제천은 예로부터 맵고 칼칼한 음식이 발전했다.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창조적 분식이 되시겠다.

5. 스페셜티 커피 – 관계의 미학

관계의 미학 커피.

제천 출신 실력파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하고 블렌딩한 원두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가 입소문을 타면서 �?은층에게 특히 인기다. 여인숙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분위기가 요즘 감성과 잘 맞는다. 구석구석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있어 사진 맛집이기도 하다. 향후 카카오를 직접 로스팅 해서 생초콜릿도 만들고, 파운드 케이크나 티라미슈 같은 디저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투어는 4명 이상이면 확정이다. 보통 10명 내외가 동행한다. 제천시티투어 공식 홈페이지(http://www.jcct.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가격은 1인당 1만9500원.

[권오균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