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억지로 음식 먹여 장애인 질식사..복지사 징역 4년(종합)

복지시설 폐쇄회로(CC)TV에 담긴 식사 장면 [피해자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식사시간에 김밥 등을 억지로 먹이다가 20대 장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사회복지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29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학대치사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5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인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함에도 신체·정신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를 학대했다”며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학대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다른 공범과 말을 맞춘 정황이 있는 등 책임을 축소하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며 “매우 큰 정신적 고통을 겪은 피해자 가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회복지사로서 경험이 부족했고 과중한 업무 부담에 쫓기다가 범행했다”며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가 없고 피해자의 사망도 예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폐성 장애인으로 지적 능력뿐 아니라 신체 능력도 떨어져 꾸준히 치료를 받았다”며 “피고인은 비장애인 성인조차 충분히 씹어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음식을 피해자 입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면서 주먹으로 복부를 때리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행위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학대 행위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을 했다고 보기에도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도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전 11시 45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에서 식사 시간에 김밥과 떡볶이 등을 억지로 먹이다가 20대 장애인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동료 사회복지사가 B씨 입에 김밥을 억지로 밀어 넣은 상황에서 김밥과 떡볶이를 재차 강제로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씨는 식사를 거부하고 다른 방으로 간 뒤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엿새 만에 숨졌다.

이 복지시설의 50대 원장 C씨도 사회복지사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아 B씨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학대치사나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사회복지사와 사회복무요원 등 5명도 최근 기소됐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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