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부산 3선 노리는 진보 교육감에 ‘보수’ 출사표 잇따라

서울시 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예비 후보들이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전혁·이대영·박선영·최명복 예비 후보.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역 교육의 수장을 뽑는 시도 교육감 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역대 주요 교육감 선거처럼 이번 선거도 진보·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18일 회장직을 사임하고 부산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12월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선출된 하 회장은 3선에 도전하는 김석준 현 교육감과 맞붙는다. 김 교육감도 곧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조희연 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5명의 중도·보수 예비 후보 중 한 명인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단일화 방식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독자 행보를 걷고 있어서다.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이 주도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는 조 교수를 포함해 박선영 21세계교육포럼 대표,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조전혁 서울시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교추협은 이달 30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내달 중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의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4년 전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조 교육감이 46.6%를 득표해 보수 진영의 박선영 후보(36.2%)와 조영달 후보(17.3%)를 앞섰다.

경기도에서는 이재정 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가 관심사다. 당초 불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 교육감은 다음 주에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보수 측에선 경기도 성남에서 3선 국회의원을 한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강관희 전 경기도 교육위원의 출마설도 나온다.

인천의 경우 진보 진영의 도성훈 현 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하고 보수 교육계에서 박승란 전 숭의초 교장과 이대형 인천교총 회장,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 허훈 전 인천하이텍고 교장 등이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대구에서는 강은희 현 교육감(보수)에 맞서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진보)의 리턴 매치가 예상된다. 광주는 3선의 장휘국 교육감이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진보·보수 할 것 없이 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울산에서는 노옥희 현 교육감(진보)이 재선 도전에 나서고, 대전은 재선의 설동호 현 교육감(보수)과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진보) 간 재대결이 유력하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 공천을 할 수 없는 교육감 선거가 진보와 보수 진영 대결로 진행되면서 학교 현장이 정치와 이념에 휘둘리고 선거 비용 보전 등의 이유로 비리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다. 김도연 울산대 이사장은 “가장 정치적이지 않아야 하는 교육계가 가장 정치적이고 교육감이 교육적이지 않은데 교육이 잘될 리 만무하다”면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정당 공천을 하든지 시장·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나서든지 선출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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