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장기집권 위한 역사 결의 채택.. 내년 3연임 옹립식

6중전회 종료.. 공보 7400여자중 2500자가 習 내용
당 ‘핵심’ 시 주석 18번 언급.. 마오, 덩은 ‘주요 대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기 집권의 이론적 토대와 명분이 될 제3차 중국 공산당 ‘역사 결의’가 채택됐다. ‘역사 결의’ 채택으로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에 오른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을 이룰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시진핑 장기 집권 명분 3차 ‘역사 결의’ 채택

1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심의·의결했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역사 결의’ 채택으로 시 주석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가을 제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임기당 5년)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중앙위는 회의 결과를 집약한 공보에서 시 주석에게 다른 어느 지도자보다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시 주석의 이름이 18번 등장한다. 마오쩌둥(7번)과 덩샤오핑(5번)을 합친 것보다 많다. 후진타오와 장쩌민은 한 번만 언급됐다.

7400여자 분량의 공보는 시 주석 집권 이후 9년간의 성과를 담은 부분은 대략 2500자가량으로 약 3분의 1이 시 주석에 할애됐다. 

11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국공산당 역사박물관’ 내에 전시된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 앞에 관람객이 모여 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당의 ‘핵심’ 시진핑… 마오, 덩 등은 ‘주요 대표’

공보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은 중대 도전을 이겨냈으며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했고, 하고 싶지만 못했던 큰 일을 완성하는 등 역사적 성취와 변혁을 이뤘다”며 “당은 시진핑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이자 전 당의 핵심적 위치로 세웠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 시대에 시진핑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했다”고 주장했다. 

당의 ‘핵심‘이라는 수식어는 이날 시 주석 앞에만 붙었다. 마오쩌둥에서부터 후진타오에 이르는 4명의 전임 지도자들에게는 ‘주요 대표’라는 수식어가 들어갔다.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18차 당대회때부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 등 분야별로 업적을 칭송했다.

공보는 “중국 경제 발전의 안정성, 조율성,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고 국가의 경제 실력, 과학기술 실력, 국력이 새로운 단계로 비약했다”며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 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정치와 관련해선 “‘전 과정의 인민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주의 민주정치의 제도화, 규범화, 절차화를 추진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정치제도의 우월성이 더욱 잘 발휘됐다”고 했다. 외교에 대해선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가 본격 추진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이 시대의 흐름과 인류의 진로를 이끄는 선명한 기치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 외교는 세계의 대 격변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밝혔다.

특히 ‘하나의 중국’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내세우며 시 주석 집권 기간 동안 대만과의 통일을 강조했다.

공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열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주도권을 확실히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3대 지도자’ 지위 부여… 1인 통치 명분 강화

공보는 마지막에 “당 중앙위는 전당과 전군, 전국 각 민족·인민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중심으로 더욱 긴밀하게 단결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해야한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해야 한다”고 시 주석의 3연임의 정당성에 힘을 실었다.

역사 결의의 전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비슷한 취지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제20차 당 대회는 내년 하반기 베이징에서 열린다.

앞서 마오쩌둥 때인 1945년 제6기 7중 전회, 덩샤오핑 때인 1981년 제11기 6중 전회 때 ‘역사 결의’가 채택된 바 있다. 마오와 덩 둘 다 역사 결의를 통해 집권의 이론적 토대와 명분을 쌓아 지도자급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번 결의는 시 주석에게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을 잇는 중국 공산당 100년의 3대 지도자 지위를 부여하는 동시에 독보적 1인 리더십의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임기 시작과 함께 당 총서기·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등 당·정·군 3권을 한꺼번에 손에 쥔 시 주석은 2018년 중국 입법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연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신화연합뉴스
◆“1인 체제 정지작업”, “세계 최강대국 의지 표현”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시 주석을 핵심으로 집중 통일 영도를 견고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시진핑 1인 통치 체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 공산당을 ‘핵심’인 시 주석이 통치하는 것에 대해 정당성과 필요성을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대 김동길 역사학과 교수는 “시진핑 사상이 여러 차례 언급되고, 강조됐다는 것은 시 주석의 1인 지도 체제에 대한 당내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역사결의는 과거에 치욕적인 서방의 침략을 당했지만, 이제는 모든 치욕을 씻어내고,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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