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66년, 빌딩 한 채 없어” 이순재, 80대 최고령 배우의 고백 (‘마이웨이’)

[OSEN=연휘선 기자]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최고령 배우들이 연기 생활과 신념에 대해 입을 열었다.

30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약칭 마이웨이)’에는 배우 이순재, 박정자, 신구, 김성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연기경력 66년의 최고령 배우 이순재와 같은 80대 배우 신구, 이들과 함께 하는 박정자와 김성녀 모두 60년, 50년 이상의 연기 경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김성녀는 “저는 박정자 선생님이 ‘난 살아남은 거야’라고 하실 때 가장 와닿았다”라며 긴 연기 생활의 애환을 털어놨다. 이순재는 “‘딴따라’라고 선입견도 있었다”라고 거들며 1950년대부터 데뷔해 배우로 자리잡기까지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심지어 각자 처지도 달랐다. 이순재는 “신구 씨하고 나는 젊었을 때 달랐다. 우리는 TBC, 신구씨는 KBS였다. 신구 씨가 그렇다고 멜로 드라마 주인공을 한 게 아니다 성격 강한 역할을 많이 했다. 중간에 툭 들어가서 나중엔 톱이 됐다”라며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다. 80대 중반을 넘은 게 우리 둘 밖에 없다. 그러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서로 의지가 되고”라 강조했다.

그런 신구가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배우 박소담과 조달환이 있었다. 두 사람은 신구를 보자마자 “오셨슈?”라고 친근하게 말했다. 한달 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만난 세 사람은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라는 작품에서 만났다. 6년 동안 3회에 걸쳐 함께 공연했다고.

신구는 “이 나이 먹도록 종영하고 만나는 팀이 없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모이자고 한 것도 아닌데 조금 큰 일이나 우울한 일 나누게 돼서 이심전심 만나서 이렇게 시간을 즐기게 됐다”라고 했다. 신구는 나이 차이를 묻는 제작진에게 “그걸 굳이 따져야 해?”라고 반문했다. 조달환 또한 “술자리에서는 비슷하다”라고 받아쳤다. 박소담 역시 “제가 고민하는 걸 친구처럼 들어주신다”라고 했다. 

이에 신구는 “나이가 들면서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다. 그걸 안 들을 순 없겠지만 내가 생기와 에너지를 받는 것 같고 실제로 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을 통해서 쓰이는 언어라든지 내가 듣고 체험할 수 있다”라고 했다. 박소담은 “제가 ‘기생충’ 수상 하고 오전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만난 분이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너 다 잊고 겸손해라’라고 하시더니 ‘여러분 얘가 ‘기생충’ 박소담이에요!’라고 하시더라. 누구보다 기뻐해주셨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순재는 김성녀를 비롯해 후배 연기자 강성진, 이희진과 함께 강사 김미경의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한창 바쁠 빼는 하루에 영화 4편을 나눠 찍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빌딩 한 채도 없다”라며 “우리는 작품이 좋으면 돈이 없어도 한다. 예술가는 돈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라고 소탈한 삶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정자는 “가만히 보면 주연을 했던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 나같은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주연, 단역, 조연은 중요하지 않다. 춘향전에 춘향이가 보이나. 월매, 향단이 같은 사람들이 보이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분명한 건 우리가 관객을 만나야 한다는 것, 연기를 평가하는 건 관객들이라는 것이다. 관객은 내 마음은 1순위다. 관객들에게 어떤 무대, 역할을 보여줄 수 있겠나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하며 울림을 남겼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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