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헌집을 고치냐고 다들 말렸지만.. 과감히 리모델링을 택한 이유 | 오늘의집

오늘의집 @마이니나 님의 집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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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결혼과 동시에 여성의류 쇼핑몰을 시작했어요. 올해는 쇼핑몰 운영 및 결혼 10년 차가 되는 해이고, 개구쟁이 5살 남자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10년째 쭉 같은 집에서 살아왔습니다. 1999년도에 지어진 아파트인데, 2009년 연말에 처음 이 집을 보고 주위 환경이 너무 편리하고 좋아서 바로 계약을 했죠. 당시 도배와 방문 페인팅, 주방 및 화장실 리모델링 등 부분 인테리어만 조금 하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그 무렵에 바로 쇼핑몰을 시작했는데 아침 일찍 출근해서 새벽에 집에 들어올 만큼 너무 바빠서, 저나 남편에게 집은 잠만 자는 곳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굉장히 적기에 꾸미면서 사는 일에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지냈죠. 그런데 2016년도에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둘만 있을 때와 세 명이 된 삶은 너무나 다른 것…! 이 집의 단점이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이전까지는 전혀 거슬리지 않았던 부분들이 아이와 같이 살다 보니 정말 크게 와닿더라고요. 마침 10년이 거의 다 되어 가는 인테리어가 유행도 지나고, 살림들이 점점 낡고 고장 나기 시작했고요. 벽지 자체도 색이 바래고, 싱크대도 색이 변하고 문짝도 떨어지고 누수 문제까지 있었습니다. 아이가 돌 무렵에는 벽지에 낙서하거나 벽지를 뜯기도 했답니다.

나이 들어가는 집을 보니 살림도 재미 없어지고 집에 대한 애정도 점점 떨어져서 리모델링으로 뭔가 우리 가족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이젠 아이가 유치원 갈 나이가 된 지라 시도를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과감히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평수를 넓혀 이사하거나 동시에 리모델링을 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하고, 또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날 생각이 없었거든요. 보관 이사를 맡기고 친정살이를 하면서 지금 집을 그대로 손보게 되었어요.

리모델링을 진행함에 있어서 저희 집은 집 전체의 창호(샷시)와 방문 교체 그리고 세 군데의 베란다 확장(확장하면서 보일러 배관 연결 필수), 욕실과 주방 수리 등 정말 뼈대만 남기고 모두 공사해야 되는 상황이라, 제가 하나하나 다 알아보고 반셀프로 진행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찾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입주 당시에 부분 인테리어를 맡겼을 때는 제가 현장을 거의 확인하지 못했고 시공해주는 분과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 상태로 진행을 하여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 이번에는 최소 2-3일에 한 번은 꼭 현장에 가서 업체 실장님과 진행 체크를 하고 미팅도 자주 했답니다.

새로 고칠 저희 집의 컨셉은 아이가 있어도 깔끔하게 유지 할수 있는 인테리어를 목표로 무조건 화이트. 가능하면 모두 화이트로. 자재를 고를 때 충분히 하얗지 않다고 얼마나 실장님을 괴롭혔는지 모르겠네요.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택한 이유는 어떤 가구나 소품을 올려도 다 잘 어울리기 때문이에요.

거실 / Before

작은 집이라 거실이 큰 편이 아니고 베란다가 넓게 나와서 확장하는 것이 필수였어요. 하지만 거실 샷시 양쪽으로 내력벽이 있어 그 부분은 철거를 하지 못한다고 하셔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 네모나고 답답하게 튀어나온 벽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실장님이 아치형 벽을 추천해주셨어요. 요즘 트렌드이긴 하지만 과연 그게 우리 집에 어울릴까 싶어서 고민을 하다가 믿고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점점 예쁘게 변하는 것 같아서 기대를 많이 했죠.

비포 애프터가 너무 확실하지 않나요? 아치형으로 안 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네요.

이전에는 천장도 평평하지 않았고 거실등이 안으로 쑥 들어간 형태로 달려 있었는데 그 부분을 일자로 고르게 해주고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실링팬을 달았습니다. (실링팬을 달 때는 그냥 천장에 달면 안 되고 꼭 보강목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고 해요.)

그리고 저희는 거실에 메인등을 없애고 LED 매립등을 설치했는데 이전보다 밝고 천장이 깔끔해져서 좋아요.

그리고!

이번에 정말 과감하게 진행한 것이 거실의 시스템 창호인데요. 보통은 신축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에 많이 설치하는 형태의 창호지만 실장님과 상의 끝에 한 번 모험을 해보자 했어요. 베란다 쪽 창호의 철제 난간을 없애고 시스템 창호를 넣었죠. 물론, 공사 전에 아파트 관리 사무실 및 구청에 문의해서 시스템 창호는 베란다 철제 난간이 없어도 되는 부분인지 다 확인하고 진행했답니다.

거실/ After

계속 눈여겨보던 커튼을 달고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다들 바닥재가 타일인 줄 아시던데 장판이에요. 우드 느낌도 좋아하지만 오랜 시간 어두운 우드 컬러 장판으로 지내왔기에 바닥은 꼭 심플하고 밝은 톤으로 하고 싶었어요.

리모델링 전에 구입한 세리프 티브이인데 사실 우리 식구들은 티브이를 거의 안 보는 편이라 장식용에 가까워요. 그래도 가전 자체가 인테리어에 녹아든 것 같아서 좋습니다. 나중에 빔 프로젝터를 구입할 계획이라서 벽은 깨끗한 상태로 뒀답니다.

사이드 테이블은 실장님이 구해주신 빈티지 제품이에요. 거실 한쪽에 오브제나 책을 올려 두는 네모난 전시 선반도 실장님이 제작해주셨어요.

소파는 이전에 무인양품 소파를 사용하다가 도련님께 드렸고 그 자리에 층간 소음 방지를 위한 놀이매트를 깔고 지냈었죠. 그런데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불편해서 집에 소파가 다시 있었으면 좋겠더라고요,

꼭 갖고 싶었던 소파가 있었는데 소파라는 게 저 혼자 좋아서 사는 게 아니니까 남편의 의견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정말 원했던 이 소파는 이번 리모델링을 계기로 남편이 적극적으로 권장해줘서 기쁜 마음으로 구매했죠. 모듈형이라 몇 가지 모양으로 변형해서 사용이 가능하니 단조롭지 않아 좋아요.

현관 및 중문 / Before

기존에는 중문 없이 그냥 살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중문의 필요성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어요. 처음에는 필요없다고 당연히 생각했거든요.그렇게 중문도 아닌 어정쩡한 가벽을 10년 전에 세워서 달았는데 폭이 좁아서 전혀 활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아이가 태어나니 중문이 너무 필요하더라구요.지금보다 훨씬 더 꼬꼬마일 때 보행기를 타고 현관으로 나가기도 하고 맨발로 대문까지 가고 까치발로 문도 열려고 시도하고 택배박스도 마구 뜯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중문이 없으니 일단 집이 추워요. 문 열고 닫을 때마다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건 물론이고, 집 구조상 다른 사람이 집에 왔을 때 여과 없이 집 전체가 바로 한눈에 보이는 것도 마음에 걸렸죠.

그래서 이번에 중문을 넣기로 하고 디자인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3단 슬라이딩이 제일 콤팩트하고 잘 맞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것저것 구상을 많이 했어요. 특히, 손님이 급작스럽게 집에 오거나 택배를 받을 때 대문에서 집 바닥 전체가 다 보이지 않았으면 했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중문이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카페 같은 느낌이 나는 문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이것저것 그림을 그려서 실장님께 보여드렸고 그렇게 딱 제가 원한 중문이 만들어졌습니다.

현관 및 중문 / After

수정에 수정을 거쳐 완성된 중문입니다. 다 막히면 답답해 보일 듯해서 파티션의 상부는 유리로, 문 자체는 묵직한 스틸문으로 넣었어요. 중문의 유리는 혹시나 유리가 이탈되는 상황이 생길까봐 문틀 안에 끼워 작업했답니다. 아이가 아주 어렸다면 이 디자인을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 어느 정도 커서 괜찮을 것 같았어요.

중문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 큰 걸 처음 알았는데요.확실히 슬라이딩 중문보다는 단열이 덜 되는듯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따뜻하고 방풍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바닥은 연한 베이지 컬러의 포쉐린 타일을 깔았어요. 현관 타일을 큰 걸로 하니 줄눈 오염이 덜 되어서 좋네요.

오른쪽에는 간단히 물품을 수납할수 있는 벤치 겸용 수납장을 넣었습니다.

신발장은 깔끔하게 문 두 짝으로 만들어 한쪽에 전신거울을 달고 아래쪽에 간접조명을 넣었어요. 현관문도 기존의 난해한 무늬 시트에서 화이트 시트지로 교체했고요. (처음 인테리어할 때 대체 왜 그런 무늬로 붙여주셨는지 아직도 미스터리..)

침실 / Before

제가 이사 오기 전에 계시던 전 주인분이 안방에 슬라이드 붙박이장을 맞춤하셨는데 실제로 2년 정도 사용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당시에 찾아보니 거의 200만 원 정도의 제품으로 내부 구조도 굉장히 깔끔하고 좋아서, 문에 시트지 작업을 해서 그대로 쓰고 있었죠.

잘 사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반이 내려앉고 옷 봉이 이탈하는 현상이 계속 생겼습니다. 어차피 리모델링에 붙박이장은 필수라고 생각되어 기존 붙박이장을 철거하고 새로 짜넣기로 했어요.

결혼 후 2번 바꾼 매트리스입니다. 원래는 프레임도 있었지만 아이를 낳고 생활하니까 프레임 없는 것이 편해서 정리하고 침대 깔판을 구매하여 저상형 침대로 사용했네요.

안방은 창호끼리 맞물리지도 않고 계속 바람이 새고 외풍이 있어서 겨울에는 얼굴이 조금 시리던 방이었어요. 이번에 무조건 단열 작업을 잘 해달라고 요청드렸기에 이 방도 다 철거하고 단열 작업 후 창호도 교체했습니다.

너무 놀란 건 도배 시공자분들이 깜짝 놀라실 정도로 방마다 벽지가 네 겹씩 붙어있었다는 사실… 이전에 살던 분들이 벽지를 제거하지 않고 그 위로 계속 덧방을 했더라고요.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모든 벽지를 다 떼어내고 새롭게 실크 벽지로 도배했습니다.

침실 / After

창호도 바뀌고 붙박이장도 흰색이라 넓어진 느낌이에요.

푸시 타입의 도어라 손잡이가 없어서 깔끔해졌고요. 원래는 천장 끝까지 문이 올라오도록 하고 싶었는데 안방은 그게 안 되어서 조금 아쉬웠네요.

주방 / Before

예전 주방은 지금 생각해도 총체적 난국이었어요. 주방과 거실이 일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닌 살짝 꺾인 구조라서 좁기도 굉장히 좁고, 거실을 향해서 알 수 없는 거울 벽까지 가로막고 있고 양문형 냉장고를 넓게 둘 공간도 없었죠. 그래서 이 좁은 주방에 가스레인지 뒤로 냉장고를 두고 사용했었네요.

저 거울 뒤의 벽을 꼭 트고 싶었답니다. 벽이 있으니 더 좁고 답답해 보이는 주방이었어요. 같은 싱크대를 10년 동안 사용해서 색도 누래지고 알고 보니 타일도 10년 전에 덧방 시공을 해서 불룩하게 튀어나왔더라고요. 그 당시 인테리어해주시는 분이 타일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다 주방과 화장실 모두 덧방으로 처리를 하셨어요. (물론 타일도 제가 고른 게 아니고 후드도 제가 고른 게 아니고..)

가스레인지 오른쪽에도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리창이 있었는데, 음식을 할때 마다 기름이 유리창 쪽으로 다 튀는 바람에 닦아도 닦아도 점점 세월의 흔적이 쌓여서 깨끗해지질 않더라고요. 저 유리창이 있는 벽을 꼭 철거하고 싶었고 주방에서 세탁실로 가는 쪽 역시 재활용 쓰레기를 두거나 청소도구를 두는 정도의 역할밖에 못해서 이번에는 꼭 확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스레인지 옆에 조리 준비하는 공간이 너무 좁아서 그동안 동선이 엉망이었어요. (싱크대 리모델링 하실 때는 본인의 생활 패턴이나 스타일에 맞춰서 꼭 싱크대나 가스레인지, 조리대 등의 동선 및 폭을 정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번에는 조리할 수 있는 공간도 넓히고 싶었고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서 싱크볼에서 씻고 손질해서 바로 인덕션에서 조리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죠.

먼저 답답했던 거울 벽을 철거하고 가스레인지 옆 유리벽도 철거를 했어요. 벽을 다 없애고 나서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철거 후에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고 예전부터 상부장 없는 주방에 대한 꿈이 있어 좁은 주방이지만 상부장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주방 /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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