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은퇴 이유 “운동 더하면 못 걷는다고, 3년간 매일 울어” (‘걸환장’)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걸환장’ 이상화가 운동을 더 하고 싶었음에도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고백했다.

23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걸어서 환장 속으로’에서는 강남 이상화 부부의 필리핀 여행기가 담겼다.

‘정글의 법칙’으로 여름 나라가 익숙한 강남과 달리 빙상황제 이상화는 모든 게 낯설었다. 강남은 “시합을 하러 다른 나라에 가도 여행은 못했을 거 아니냐”고 말했고 이상화는 “몸 관리를 해야 하니까 숙소 링크장만 다녔다”고 떠올렸다. 이에 강남은 “고통스러웠겠다. 다시 하라 하면 할 거냐”고 물었고 이상화는 “안 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패널들은 강남에게 “아이가 운동한다고 해도 절대 안 시킬 거냐”고 물었고 강남은 “아내가 얘기한 걸 들으니까 안 시킬 거 같다. 그 정도로 힘들어 보인다. 금메달 딴 하루만 행복하다더라. 그 하루 말고는 행복한 날이 없다더라. 그 얘기를 맨날 했다”고 밝혔다.

강남은 이상화에게 “어렸을 때로 돌아가면 할 거냐”고 또 물었고 이상화는 “내가 성공하고 메달 딸 거 아냐. 그럼 해야 한다. 모르면 안 한다”고 밝혔다.

강남이 이상화 몰래 준비한 코스는 ‘바이크 집라인.’ 이를 모르고 따라간 이상화는 당황해 안 탄다고 했지만, 강남은 직원에게 이상화가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자랑해 피하기 힘들게 했다. 결국 자전거를 타기로 한 두 사람. 강남도 무서운 건 마찬가지였다. 이상화는 “저는 늘 극한 운동을 했고 두려움을 떨치는 훈련을 했는데 남편은 안 하지 않았냐”며 강남만 타라고 떠밀었다.

직원은 “같이 걸어가주겠다”며 강남을 설득했고 결국 강남은 울며 겨자먹기로 출발했다. 이상화는 “멋지다 우리 남편”이라고 감탄하면서도 “난 안 된다”고 질색했다.

강남이 찾은 식당에 간 부부. 강남은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며 이상화에게도 권했지만 이상화는 역시 거절했다. 식사를 하며 부부는 속 깊은 이야기를 했다. 강남은 “사람들이 자기가 은퇴한 이유를 궁금해하더라”라고 조심스럽게 물었고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이후로 더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지정맥류에 무릎까지 아파. 평창 이후에 운동을 했는데 더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이 너무 아팠다”고 밝혔다.

강남은 “계속 병원 가서 검사해도 ‘더 이상은 안 된다’,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계속 들으니까”라고 전했다. 이상화는 “무릎이 안 아팠으면 계속 했을 거다. 오빠는 모른다.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해야 되는 이 기분을. 오빠는 너무 편하게 살았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스튜디오에는 이상화의 25년 선수 인생이 공개됐다. 은퇴식이 공개되자 강남은 “이날 아침까지도 가기 싫어서 집에서 울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남은 “(이상화가) 결혼하고 3년 동안은 매일 울었다. 운동하고 싶어서. 근데 무릎이 안 따라오니까”고 밝혀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강남은 이상화에게 남은 인생 동안 하고 싶은 걸 물었고 이상화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좀 쉬고 싶다”고 답했다.

이상화는 “저는 25년 동안 운동을 해왔고 시간에 맞춰서 해온 삶이다. 그런 걸 너무 쉼 없이 하다 보니 안 아플 줄 알았던 무릎이 다 망가지고 없었던 하지정맥류가 생기고 아픈 데가 많더라. 아직은 여유롭게 쉬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강남은 “저렇게 얘기해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난다. 10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나서 청소한다. 전 죽겠다”고 토로했다. 유세윤은 “같이 일어나야 되냐”고 물었고 강남은 “안 일어나도 되는데 일어나야 한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강남은 “강아지들도 2~3시간씩 산책을 무조건 한다. 푸들인데 근육이 도베르만 같다”고 밝혀 웃음을 더했다.

마지막 코스는 반딧불이 투어. 배에 탄 이상화는 쏟아질 듯한 밤하늘 별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이상화는 “엄마 생각 난다. 초등학교 때 캐나다 전지훈련에 갔는데 엄청 혼났다. 운동 다 끝나고 산책 하러 가니까 별이 있더라. 그때 ‘엄마’, ‘엄마’ 하면서 ‘비행기 타고 가면 엄마한테 갈 수 있어?’라고 했다”고 밝혔고 강남은 이상화를 안쓰러워했다. 강남은 “맨날 비행기 보면 울더라. 그때 생각이 난다더라”라고 밝혔다.

모든 불을 끄자 나무를 둘러싼 반딧불이들이 모든 풍경을 감쌌다. 이상화는 “거기서 평화로움을 느꼈다. 가족들이 같이 움직이는 반딧불이의 하모니였다”고, 강남은 “달빛이 별이랑 어우러지고 귀뚜라미 소리에 맞춰서 반딧불이가 움직이는 모습이 제가 봤던 광경 중 탑3″라고 감탄했다.

강남은 “살면서 이런 그림 처음 본다. 여기서 고백하면 무조건 잘 된다”고 했고 이상화는 이를 인정했다.

강남은 “내가 디즈니랜드 가장 예쁜 곳에서 청혼하지 않았냐. 엄청 울었지 않냐”고 뿌듯해했지만 이상화는 “왜냐면 뭔가 불쌍해 보였잖아. 검은색 봉지에 쓰레기라고 반지를 주는데 비 와서 다 젖지 않았냐”고 뒤늦은 속마음을 밝혔다.

박나래는 “진짜 반지를 검은 봉지에 줬냐”고 놀랐고 강남은 “안 들키려 그랬다. 처음에 줬는데 이상한 표정을 짓더라. 봉지 열어보니 반지가 있더라. 눈물 콧물 난리였다”고 밝혔다.

이상화는 “반지케이스 안에 젖은 양말도 있었다. 그게 너무 짠하더라”라면서도 “근데 그때 배 지나갔다”고 떠올렸다. 이에 강남은 “그때 일부러 맞춰서 고백한 것”이라 밝혀 이상화를 흐뭇하게 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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