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 아빠! 나 개딸” 들썩이는 이재명 인기, 곧 등판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1614만7738표로 민주당 대선 역사상 최다 득표했지만 끝내 석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향한 지지세가 대선 이후 더 견고해지고 있다. 여성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30 여성들이 이 고문을 ‘재명 아빠’라 칭하거나 이 고문을 이용한 ‘밈'(meme·유행하는 이미지 및 영상)을 끊임없이 생산하면서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오후 기준 이 고문의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이 회원수 12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팬카페는 대선이 끝난 이후인 10일 개설됐으며 7일만에 10만명을 넘는 등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총 게시글은 14만5126개로 회원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2030 여성들의 민주당 ‘입당 러시’로 이 고문을 향한 지지를 표현하고 있다. 17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선 직후인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11만7700명이 신규 권리당원으로 입당했으며, 충북도당의 경우 신규 가입자의 70%가 젊은층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이 고문의 지지세가 커지고 있는 건 2030 여성 중심으로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불거졌던 이 고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과 관련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에, 당내 비주류로 평가받는 이 고문의 정치적 복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자 지지자들이 결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친칠라가 닮았다며 관련 밈을 만들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성시대’, ‘더쿠’, ‘밀리토리’ 등 여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고문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된 뒤 민주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문재인 모델’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당대표를 거쳐 대권을 거머쥔 문재인 대통령처럼, 이 고문도 먼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고문의 외적 특징·발언 등을 이용한 ‘밈’으로 이 고문이 가진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시키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딸을 낳고 싶었다’는 내용이 담긴 이 고문의 과거 블로그 글을 끌어와 이 고문을 ‘재명 아빠’, 자신들을 ‘개딸'(성격이 괴팍하다는 의미)로 호명하는가 하면, 과거 성남시장 당시 이 고문이 장애인을 박대했다고 알려진 영상의 앞뒤 상황을 재조명하며 적극 해명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 중심 커뮤니티 다수의 이용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게 받은 답장을 공개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오프라인에서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복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보니 이 고문의 정치 재개가 보다 이른 시점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고문도 직접 지지자들이 보낸 메시지에 화답하며 지지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이 고문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고문은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이끄는 것을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선전한 이재명 고문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자치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선 이후 입당한 당원들도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당규 개정을 촉구하며 ‘이재명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대선 이후 많은 분들이 민주당원으로 가입해주시고 있다. 민주당의 변화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라며 “당원이 주인인 민주당을 위해 권리당원의 당비납입 횟수를 현행 6회에서 3회로 줄이고,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의 의사를 50% 반영하는 당규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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