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택, 전과 3범 배우→선교사 근황..’전진 父’ 찰리박 “날 잡아준 사람” (‘특종세상’)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정운택이 선교사로 활동하는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배우에서 선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정운택의 모습이 공개됐다.

정운택은 근황에 대해 “영화배우가 아니라 지금은 직업이 선교사”라며 “세상의 벼랑 끝에 내몰린 분들을 찾아가서 새 삶을 드려서 그분들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리는 게 지금 나의 일”이라고 밝혔다.

선교사가 된 정운택이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신화 전진의 아버지이자 가수 겸 작사가 찰리박의 집이었다. 2년 전 방송을 통해 생활고에 시달리며 홀로 뇌졸중 투병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안긴 바 있는 찰리박은 방송 이후 정운택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 중이라고. 찰리박은 “내가 이름이 안 뜨면 전화 안 받는 사람인데 왠지 받고 싶었다. 내가 밥이 없고, 쌀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정운택이 즉석밥하고 만두를 사 들고 혼자 조용히 왔다. 받아서 그런 것보다도 계속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그 자체가 날 이렇게 잡아준 거다”라며 고마워했다.

지금도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찰리박은 “세상을 떠나려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 복잡한 게 싫어서 이렇게 살 바에는 그냥 가자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방송이 됐고, 정운택과 만났다. 나한테 굉장히 열심히 하더라.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정운택을 만나서 내가 이만큼 변한 거다. 나 스스로가 그렇게 느낀다”고 전했다.

이날 정운택은 잘나가던 배우에서 선교사로 이전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영화 ‘친구’가 끝나고 무명 연극배우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전 국민이 다 알아보게 됐다. 팬들도 생기고, 어떤 분들은 스타라고까지 얘기해주고, 사인해 달라고 하면서 세상이 변해있더라. 그때부터 내가 교만해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영화 ‘친구’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정운택은 ‘두사부일체’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변에서 러브콜이 쏟아지자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연속적으로 영화들이 잘 되고, 어느덧 충무로에서 영화배우로서 입지나 자리가 굳어지게 됐을 때 그전에는 내가 ‘이 정도만 되면 참 좋겠다’ 하던 마음이 어느 순간에 변하더라”며 “영화 ‘두사부일체’를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 줬는데 그게 감사하고 고마운 게 아니라 불만과 불평이 됐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코미디 영화는 하지 않겠다면서 시나리오를 받지 않기도 했다는 정운택은 “그러면서 이제 무리수를 두기 시작하고, 제작에 관여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되면서 급기야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2011년 술자리 폭행 사건, 2013년 무면허 운전 적발, 2015년 대리기사 폭행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전과 3범 배우’로 낙인이 찍혔다.

정운택은 “작품은 끊겼는데 성공해서 부자로 살아야 된다는 야망은 그대로였고, 근데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술이 한 잔 들어가니까 주체가 안 되고 터져버린 거다. 그때 내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이 ‘죽어야 되는 구나. 죽는 방법밖에 없구나’ 싶었다”며 당시 힘들었던 심정을 떠올렸다.

배우로서 재기가 불투명해지면서 깊은 절망에 빠졌지만,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살아보자고 결심했다는 정운택. 그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받았지만, 가장 바닥으로 추락해서 날 응원해주던 분들이 내게 등을 돌려버린, 처절하게 버림받은 그 시간 그 자리에도 내가 서 봤다. 그래서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던 분들의 소식을 들으면 목숨을 걸고 그분들을 찾아가 돕는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정운택의 13세 연하 아내도 등장했다. 남편과 만난 지 3개월 만에 초고속 결혼을 했다는 아내는 “주위에 계신 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남편에 대해 잘 모르고 인터넷에는 옛날 사건, 사고 기사가 많으니까. 근데 내가 직접 겪은 남편은 과거의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현재가 중요한 거고 또 앞으로 우리가 바뀌어 나가고 걸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했다”며 남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신혼 초에는 생활비도 제대로 받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아내는 “사실 이 아파트가 당첨됐을 때도 보증금 300만 원이 없어서 이사 안 가려고 했다. 그걸 알고 친정 아빠가 화를 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선교사의 아내로 살면서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상황이지만, 남편의 선교 활동을 이해하고 지지한다는 아내.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 조금도 흔들림 없이 그냥 일직선으로 간다는 게 멋있다”며 남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운택은 “내가 아마 다른 누구와 결혼을 했더라면 선교사의 버거운 길을 못 걸어갔을 수도 있다”며 “내가 마음이 착하고 따뜻한 아내를 잘 얻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고마워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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