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코로나로 위기관리 시험대에 오른 北 김정은 “건국 이래 대동란”
가팔아지는 北 코로나 확산 속도…발열환자 폭증
열악한 보건 의료체계로 北 코로나 장기화 가능성
버드나무 잎 달여먹기 등 北 발열환자 치료법 총동원
김정은 1호 상비약품 기부…민심동요 막고 단결 촉구
北 코로나 상황 얼마나 심각한가?
12일에 1만 8천여 명의 발열환자가 발생했음을 감안할 때 발열환자가 폭증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말부터 5월 13일까지 발생한 발열환자는 52만 4440여명으로, 이중 28만 810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총 사망자는 27명이다.
치료를 받고 있다는 28만여 명의 발열환자는 사실상 대부분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감염자로 추정된다.
北 통제 가능 평가…열악한 의료체계로 조만간 한계 맞을 듯
김정은 위원장은 14일 열린 당 정치국 협의회에서 “현 상황이 지역 간 통제 불능한 전파가 아니라 봉쇄 지역과 해당 단위 내에서의 전파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의 병경과(진행) 과정이 순조로운 데서도 알수 있는바와 같이 악성전염병을 능히 최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있는 신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체계, 백신을 맞은 적이 없어 면역력이 취약한 북한 주민들의 상태를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북한에서 이번에 발병한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BA.2’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5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전국의 시·군을 모두 봉쇄하고, 비상 의약품을 풀고 있다고는 하지만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사망자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 치료제일 리 없는 단순 비상의약품도 발열환자가 폭증하면 머지않아 고갈된다.
김정은 “건국 이래의 대 동란”…방역허점 비판
김 위원장은 이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병에 대해 ‘방역체계에 허점이 있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확산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세워놓은 방역 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질타했고, 14일 당 정치국협의회에서는 “우리가 직면한 보건위기는 방역사업에서의 당 조직들의 무능과 무책임, 무 역할에도 기인 한다”고 비판했다.
이틀 전 당 정치국이 “세계적으로 각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어나는 보건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 방역부문의 무경각과 해이, 무책임과 무능”을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망자 대거 발생하면 김정은 리더십 훼손 가능성
앞으로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전파에 따라 사망자가 대거 발생한다면, 이는 주민들의 동요 속에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인민들의 생명 안전을 사수하는 방역대전”에서 승리한 코로나 청정국가임를 자랑해왔는데,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면 ‘인민들의 생명안전 보장’이라는 수령의 치적이 결정적으로 훼손되기 때문이다.
시험대에 오른 김정은 “시련 앞에서 영도적 역할을 검증받을 시각”
영도적 역할을 검증받을 시각이라는 대목은 김 위원장 자신도 코로나19 사태 조기 수습이라는 위기관리의 중요 시험대에 올라섰음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필요한 사람들인가, 우리가 누구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워야 하는가를 더 깊이 자각할 때”이고, “우리 당은 자기의 중대한 책무 앞에 용감히 나설 것이며 무한한 충실성과 헌신으로 조국과 인민의 안전과 안녕을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현 국면을 대하는 긴장감마저 느끼기 한다.
김 위원장은 정치국협의회에서 “어렵고 힘든 세대에 보내 달라”며,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당위원회에 바친다”고 했는데, 이는 자신의 상비약품을 인민들에게 내놓은 것으로, 코로나 공포 속에 놓인 인민들의 동요를 막고 ‘일심 단결’을 촉구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금은화·버드나무 잎 달여 먹기 등 민간요법으로 극복 불가능
북한 노동신문이 발열환자 치료법으로 금은화와 버드나무잎 달여 먹기, 우황청심환 복용, 소금물로 헹구기, 각종 민간요법 등을 소개한 것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인프라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김정은, 중국 지원 요청 가능성은 열어 놔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 식 대응을 고수하느냐,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느냐를 놓고 고민이 커질 것”이라며, “딜레마에 봉착한 김 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코로나 19 출구전략을 보여줄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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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