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이혼할 때 두고 온 아들들, 평생 후회..날 부모로 생각 안 할듯” (‘금쪽상담소’)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금쪽상담소’ 조영남이 유머를 잠시 거두고 진실된 속마음을 털어놨다.

4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78세’ 최고령 고객 조영남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조영남은 사전 테스트 결과를 읽어주는 박나래에게 “내가 재판을 5년 받지 않았냐. ‘그러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판사가 판결문을 읽을 때 ‘그러나’라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고 시작부터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조영남은 ‘금쪽상담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왜 사람들이 나를 재수없게 보나. 왜 나한테는 안티가 많냐”고 털어놨다. 조영남은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어느날 기자한테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멋있게 대답했다.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우아한 복수라고 했다. 그 말 때문에 거의 죽을 뻔했다. 전시회가 중단 될 정도였다”고 밝혔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의도와 다른 발언으로 ‘친일 논란’이 불거졌던 것. 조영남은 “이런 식으로 재수 없는 놈, 방정 맞은 놈이 됐다. 이후로 2년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고 억울해했다.

최종 무죄를 받은 그림 대작 논란에 대해서는 “화투를 잘라서 콜라주처럼 만든 작품이 있다. 처음할 때는 진짜 화투를 잘라 붙였는데 사람들이 이걸 좋아하니까 조수한테 똑같이 그리라 했다. 내 사인이 있는 그림인데 원작과는 살짝 다르다고 검찰에서는 대작이라더라”라며 “바쁜 화가들은 조수를 다 쓴다. 대법원에서도 조수를 써도 된다고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조영남의 화법을 들은 오은영은 “거침없으시고 겁이 없으시다. 질문을 피해가지도 않으신다. 필터가 없으시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이 세 가지 논란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의 뜻은 알겠으나 화법 자체가 논란 화법이다. 가식도 없고 솔직하신데 논란을 부르는 화법이다. 이걸 자세히 설명 드리겠다”며 대법원 공개 변론 영상을 함께 보고 분석하기로 했다.

영상을 함께 본 조영남은 “저 장면이 내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장면이다. 울먹거리지 않으려 했는데 5년 동안 한이 쌓였나 보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대중들은 어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기준을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잘 고려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며 대중들의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발언들을 되짚었다. 오은영은 “잘못한 건 없는데 미묘한 뉘앙스가 대중들에게 안 좋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고, 오은영의 날카로운 분석에 조영남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참을 생각에 잠긴 조영남은 “말을 정제해서 해야 하는데 그게 최대한 노력한 거였다”고 반성했다. 조영남은 “나는 이게 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근데 이미 사람들이 내가 사기꾼이라고 믿고 있더라. 뭘 얘기하기가 민망하더라. 평생 사기꾼으로는 살 수 없었다”며 “대법관 네 명 앞에 서봐라. 내가 오 선생님 앞에서도 떠는데 정말 살벌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인생을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겠다”고 공감했고 조영남은 “그걸 어떻게 참았겠냐. 득도 있었다. 험난한 5년 동안 내 그림이 선전이 됐다”고 또 한 번 아슬아슬한 발언을 이어갔다.

오은영은 “선생님은 흔히 말하는 재능이 많으신 분이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파장이 있는 이야기를 할 때 나름 유머와 비유를 든다. 근데 일부 대중들은 유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조영남은 오은영에게 ‘우아한 복수 발언’에 대한 대안을 물었고 오은영은 그 발언에 대한 진심을 물었다. 조영남은 “나보다 훌륭하게 됐구나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고 오은영은 “그럼 그렇게 말씀 하시면 된다. 유머, 비유는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정형돈도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정형돈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없으신 것 같다. 선생님은 위트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대상이 되는 분은 보호를 못 받는 느낌”이라 밝혀 공감을 불렀다.

오은영은 조영남에게 새로운 대화법을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결론을 먼저 얘기하는 ‘역피라미드’ 대화법이었다.

오은영은 조영남에게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물었고 한참을 머뭇거리던 조영남은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집에서 쫓겨난 것”이라 답했다. 조영남은 “같이 살던 분하고 헤어지게 됐는데 왜 내가 그때 애들이 있다는 걸 몰랐을까. 그게 평생 후회가 되고 죄의식으로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조영남은 이 미안한 마음을 아이들에겐 말해본 적이 없다고. 조영남은 “내 생각인데 아들들이 저를 부모로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말 조차 할 생각도, 들을 생각도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오은영은 “부모는 그냥 부모다. 잘한 부모도 잘못한 부모도 있지만 부모는 그냥 부모일 뿐이다. 선생님이 그런 마음이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시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조영남은 “내가 그런 말을 안 해도 그쪽에서는 다 알 것 같다. 다 이해할 거라 믿는데 그런 걸 얘기해본 적이 없어서 말하기 쑥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은 “자식은 태어날 때부터 나와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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