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故 강수연, 정우성→설경구 동료들 눈물 속 영면 [MD현장]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한국 영화를 향한 마음 잊지 않을게요.”

故(고) 강수연 배우가 동료 영화인들의 눈물 속 영면에 들었다. 향년 56세.

11일 오전 故 강수연의 영결식이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결식의 사회는 배우 유지태가 맡았으며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임권택 감독, 문소리, 설경구,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전했다.

사회를 본 유지태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이사장은 “한 달 전만 해도 건강하게 보였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우리 영화인들은 황당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당신을 떠나보내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영화제를 빛낸 별이자 상징이었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고인과 생전 각별했던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라고 인사를 건넸다.

설경구는 “서럽고 비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배우 문소리는 “언니 잘 가요”라며 울음을 삼킨 뒤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얼굴과 목소리도 잊지 않겠다. 이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화해요 언니”라고 덧붙이며 추모했다.

故 강수연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를 함께한 연상호 감독도 그를 떠올렸다. 연 감독은 “이 영결식이 끝나고 영원한 작별을 하면 다시 편집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의 얼굴을 마주할 것”이라며 “강수연 선배 자체가 한국 영화다. 선배의 마지막 백이 되겠다”고 전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에는 배우 정우성과 설경구가 가장 앞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故 강수연의 유해가 담긴 관이 운구되는 동안 고인을 사랑했던 많은 이들이 오열했다.

故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뇌내출혈(ICH) 진단을 받아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7일 오후 3시 세상을 떠났다.

故 강수연은 아역배우로 시작해 ‘고래 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월드스타가 됐다. 삭발을 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고, 1990년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부의 간섭으로 위기에 처하자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2017년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다. 뛰어난 배우를 넘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스타였고, 강력한 리더이자 여성 영화인의 롤모델이었던 그는 최근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출연하며 스크린 복귀를 알렸지만 안타깝게 타계했다.

장지는 용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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