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손나은 연기, 왜이리 불편할까? 평면적 연기에 ‘신묘한 머슴’ 등 대사까지 거슬리네!

사진 출처=JTBC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손나은이 연기를 못하는 것일까. 대본이 문제인 것일까.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를 보는 내내 불편하다. 특히 손나은이 이보영, 조성하를 저울질 하며 ‘신묘한 머슴’ 찾기에 나선 22일 방송분 더욱 그러했다.

일반 직장인을 무시하고 노비 취급하듯 하는 문제성 대사가 이어졌는데, 극중 손나은의 연기는 시청자에게 확실히 어필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미움을 사지도 못하는 어정쩡함만 안겨줬다. 연기의 레벨이 완전 다르긴 하지만, 이성민의 ‘재벌집 막내아들’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성적표다. 이성민이 연기한 진양철 회장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덩어리였던 것과는 완전 다른, 평면적인데 이해도 잘 안되는 인물이다.

1월 22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극본 송수한, 연출 이창민) 6회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아인(이보영 분), 최창수(조성하 분) 싸움에 껴 이용당하고 망신당한 강한나(손나은 분)가 본격 사내 정치의 주체로 나섰다.

사진 출처=JTBC

이날 강한나는 최창수가 고아인을 물먹이려 꾸민 일을 전부 뒤집어쓰며 기자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 뒤늦게 최장수가 고아인을 타깃으로 일을 벌이고, 고아인이 이를 눈치채고 자신을 끌어들인 상황을 알게 된 강한나는 “최창수 고아인 상무 나부랭이들이 나랑 썸을 타자고 하니까 한 번 타드려야겠다. 밀당이 뭔지 좀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냐. 회사생활 아주 재밌어지겠다”며 이를 갈았다.

이후 우원그룹의 광고 의뢰가 들어온 사실을 알게 된 강한나는 이를 통해 고아인, 최창수를 테스트하고자 했다. 앞서 강한나는 조부인 왕회장 강근철에게 “머슴이라고 다 같은 머슴으로 보면 안 된다. 주인보다 머리통 굴리는 게 신묘한 머슴이 있다. 그럴 땐 시기 질투 하지 말고 반드시 네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네가 절대 해결 못 할 일을 맡기라. 해내면 내 편, 못 해내면 영원히 빠이빠이”라는 충고를 들었다.

강한나는 두 사람을 테스트 해 이긴 사람과 손을 잡겠다며 “패배자 옆에 서있으면 재벌이 될 수 있겠냐. 우리는 언제나 똑같다. 이기는 편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재벌 오너가의 오만방자한 대사들이 선을 넘는다. 여기서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머슴론’이 특히 그러하다.

사진 출처=JTBC

또 이후에도 ‘더 배고픈 짐승’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강한나가 자신의 정보를 ‘더 배고픈 짐승에게 줘서 더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마치 아랫사람을 먹이나 던져주는 짐승 취급하는 듯한 설정이, 실제 현실이 정글보다 더 무서운 약육강식의 세계라 할지라도, 유쾌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 것도 사실.

사실 극중 설정에 따르면 강한나는 사회 경험이 전무한데 상무로 낙하산 타고 내려온 경우. 완벽 무자격자인 셈인데, 오히려 조선시대 양반이 노비 부리듯 아랫사람들을 생각한다. 할아버지 강근철은 오히려 이런 ‘머슴론’을 주입하며, 이를 곧잘 따라오는 강한나를 흡족해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는 도저히 강한나로 위시되는 오너가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놓고 철부지면서 오만방자한 재벌 3세인 설정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저렇게 21세기에 머슴론 운운하려면 상당한 똘끼와 독선, 그리고 악인적 요소도 있어야할 텐데 손나은이 연기하는 강한나란 인물은 완전 평면적이다. 소리를 지르거나 분을 못참을 때 연기는 마치 예쁜 옷 뺏겨 우는 공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머리를 굴릴 때 모습도 어떤 지략이나 대단한 촉에 의한 신묘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쇼핑할 때 어떻게 하면 남들이 부러워할 물건을 더 많이 살까라고 행복한 고민을 하는 공주님으로 밖에 안보인다.

21세기에 평직원도 아니고 상무를 머슴에, 그것도 언제든 날려버림 끝이라는 장기판 위 졸처럼 대하는 강한나의 독설이 어느쪽이든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되려면 지금은 평면적인 대사와 연기톤으로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상대가 누구인가. 연기의 신, 이보영을 머습 취급 하려면 좀 대본이든 연기든 지금보다는 최소 30% ‘파워 업’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사진 출처=JTBC
사진 출처=JTBC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