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세원 ‘영욕의 67년’…서정희-서동주도 구원 풀고 애통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방송인 서세원이 캄보디아에서 링거를 맞던 도중 사망한 가운데, 전 아내인 방송인 서정희가 “가짜 뉴스 아니냐”며 믿을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교당국에 따르면, 서세원은 20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사망했다. 향년 67세.

서세원의 지인 등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당뇨 합병증 등 지병이 있어 치료를 받고 있었다. 가족들은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은 서정희와 사이에 아들 서종우, 딸 서동주를 뒀다.

서세원의 사망 소식에 전 아내 서정희는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정희는 매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세원씨가 잘 살기를 매일 새벽 기도했다”며 “‘가짜뉴스’라고 믿고 싶다”고 걱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딸 서동주는 부친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슬픔에 빠진 것을 전해졌다. 서동주 소속사 측은 “서동주가 서세원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슬픔에 빠졌다. 가족들과 함께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세원은 굴곡진 삶을 살았다. 그는 코미디언이자 배우, 영화 기획자, 목사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지고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1979년 TBC의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서세원은 당시 몸개그를 주로 하던 개그맨과 달리 특유의 말발을 무기로 개그맨의 새 길을 열었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셔”라는 유행어를 만들었으며, MC로서도 유능해서 ‘서세원의 스타데이트’를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개그맨 출신 MC들이 단순히 진행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 전체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서세원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서세원쇼'(KBS 2TV)에서 본격적으로 토크쇼를 정착시키며 인기를 누렸다. 그는 예능상, 코미디대상, MC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01년에는 영화 ‘조폭 마누라’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고 영화배급 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서세원은 2000년대 들어 연예계 비리와 주가 조작 등 각종 형사사건에 연루되며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방송계를 떠나게 됐다. 그는 방송사 PD에게 홍보비 명목으로 뒷돈을 건네고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2006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2007년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유리한 정보를 허위 공시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고, 2009년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또한 ‘긴급조치 19호'(2002), ‘도마 안중근'(2006), ‘젓가락'(2010)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영화 제작자로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서세원은 갑자기 행보를 바꿔 신학대학에 다니며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2012년 개신교 목사로 변신해 서울 강남구의 소규모 개척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했다.

하지만 서세원은 2014년 배우자이자 방송인 서정희를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방송에 공개되며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이 일로 기소된 서세원은 혐의 일부를 부인했으나 전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서세원과 서정희는 2015년 8월 합의 이혼을 했다.

이혼 후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로 알려진 김모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고, 이후 캄보디아로 이주해 목회 활동과 사업을 해왔다. 지난 3월에는 캄보디아의 한 교회에서 간증 및 강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그는 황망하게도 타국에서 씁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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