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北, 코로나19 방역 완화 움직임..재확산 가능성은 없을까?

기사내용 요약
‘상황 호전’ 평가…평양 지역 방역 완화 움직임
인구 절반 가량 감염돼 정점 지났다고 판단한 듯
“평양 밖은 오히려 상황 악화하고 있을 수도”
“백신접종률 낮아 새로운 변이 발생 위험 높아”

[서울=뉴시스]북한 코로나19 방역 모습. 2022.06.03.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시행했던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이미 절반 가량의 인구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료 시스템이 열악하고 백신 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북한의 특성상 봉쇄를 풀 경우 변이 발생 등 2차 충격을 맞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 도입됐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는 지난달 말 거의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당국자들은 평양에서 대중교통 수단의 운행이 재개되고 거리에 보행자들이 나온 것을 환인했다고 타스통신에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됐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내부적인 봉쇄를 풀고 일상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말부터 4일 오후까지 누적 발열자가 407만480여명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되는 발열자 발생은 지난달 15일 40만명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발열 환자의 비율이 30%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의 실제 확진자 규모가 1000만명을 넘어서 이미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상황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확진된 이후에는 신규 발생이 하향 곡선을 그렸던 만큼 북한도 최악의 시기는 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식량과 의료시설 공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평양과 달리 지방에서는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북한이 백신 등 의료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봉쇄를 풀 경우 변이 발생 등 2차 충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은 “지금은 평양 밖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평양은 상하이와 같이 ‘락다운(봉쇄)’을 하고 중앙에서 식료품이나 약품을 공급해줬지만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 식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락다운도 완벽하지 않았다. 지금 평양은 (환자 발생이) 꺾이는 것처럼 보여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들이 지방에서는 상당히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스텔스 오미크론(BA.2)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과 같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나라에서 유행의 탄력이 커지면서 변이가 생긴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변이는 전염력이 강해지고 독성은 약해졌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북한 당국이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백신이 만능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에게 민간요법을 통해 면역을 강화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버드나무잎, 꿀 등을 치료제로 사용하고 녹차, 마늘, 조개, 당근 등의 섭취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봉쇄를 풀고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최원석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고려대의료원 주최로 열린 북한 코로나19 상황 관련 세미나에서 “확산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서는 결국 변이가 등장하게 되고 우리나라와는 직접적인 인적 접촉이 많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우회적 경로를 통해 변이가 다시 확산돼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을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더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우리가 설득해서 진행해야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것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WHO는 북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 상황 분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황 개선의 징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라이언 팀장은 북한 주민 2500만명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발병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WHO는 세 차례에 걸쳐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했으며 앞으로 계속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