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운도 혹평에 ‘불트’ 탈락한 이승현 “상처받았다”

가수 이승현이 지난 10일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 데스매치에 출전해 설운도의 혹평과 함께 탈락한 심경을 밝혔다. MBN 방송화면

아버지 설운도의 혹평을 아들 이승현은 겸허히 받아들였다.

이승현은 11일 본지에 “시원섭섭하다. 좀 더 진지한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도 “데스매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승현은 지난 10일 방송된 MBN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데스매치 무대에서 박민호와 결전을 벌였으나 최종 탈락했다.

이날 이승현의 무대를 평가한 이들 중 혹평과 함께 탈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심사위원은 공교롭게도 설운도였다.

설운도는 이승현의 무대를 본 뒤 “트로트라는 장르를 이해하지 못하고 흉내만 내고 있다”며 “노래가 가슴이 와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잘 한다고 우승하는 것이 아닌 노래를 소화하고 관객이나 심사위원의 가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해력이 부족하다. 이런 것을 보완해서 아빠의 후광이 아닌 개인 이승현의 노래로 스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운도는 “노래보단 기획이나 퍼포먼스가 좋았다”며 박민호의 손을 들어줬고 그에게 표를 던졌다.

아버지의 혹평과 냉정한 평가로 인해 이날 이승현의 무대는 트로트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승현은 아버지의 비판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모양새다. 그는 “상처를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당연한 말씀이기도 하다. 다른 곡도 아니고 아버지의 곡을 불렀기 때문에 아버지의 기준에선 항상 부족해 보일 수 있다”며 “아버지가 평소 칭찬이 인색하시고 솔직하신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송이 끝난 뒤에도 아버지는 ‘네가 못해서 떨어진 거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셨다”며 “서운하기 보다는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제 무대는 트로트가 아닌 다른 장르의 느낌이 묻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불타는 트롯맨’ 출연 기간 설운도의 히트곡을 연이어 선정한 것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노래를 듣고 자랐고 곡에 대한 이해도 높다고 생각했다”며 “나름의 필살기로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타는 트롯맨’ 장정을 끝마친 이승현에겐 여전히 아쉬움과 만감이 교차했다. 또 2009년 데뷔한 베테랑 가수인 그에게도 심사위원 설운도의 존재는 부담으로 받아들여 졌다.

이승현은 “솔직히 말하면 내가 먼저 ‘불타는 트롯맨’에 지원 원서를 넣었고 나중에 아버지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아버지와 일과 관련한 대화를 일절하지 않는다. 나 또한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또한 “무엇보다 아버지가 심사위원으로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참가자에게 누를 끼치지 않았을까, 안 좋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란 부담감이 컸다”며 “아버지 또한 비슷한 심경이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설운도 아들이 아닌 가수 이승현으로 평가받고 인정받고 싶어 나섰고 이 자리에까지 진출한 것만으로 영광”이라는 그는 “오로지 이승현으로만 저를 보시고 이해해준 것이 우승한 것보다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저를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추후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다면 아버지가 심사위원인지 꼭 먼저 알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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