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POP초점]”흉기난동→결별” 제작진도 통제 못한 ‘고딩엄빠’, 파국 생중계까지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MBN ‘고딩엄빠’ 캡처
MBN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시청자들의 항의도 폭주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고딩엄빠’에서는 출연자 박서현이 최근 벌어진 흉기난동 및 가정폭력 논란을 해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박서현은 이택개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큰싸움까지 번져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극단적 행동을 벌이게 됐고, 결국 남편과 딸 하은에게까지 접근금지명령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딩엄빠’ 측은 두 사람을 번갈아 인터뷰하고 스튜디오에도 나란히 불러모아 간극을 좁히려 했으나 끝내 두 사람은 결별, SNS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해당 방송은 박서현의 가정폭력을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합리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10대 부부의 상황이 많은 우려를 자아내는 가운데 ‘고딩엄빠’ 측이 모든 과정을 생중계하듯 고스란히 방송 소재로 삼은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흉기 협박 사건이 실명과 함께 알려진 뒤에도 ‘고딩엄빠’ 측은 두 사람에게 심경을 묻고 방송에 이를 내보내 가정사를 낱낱이 노출시켰다.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려는 의도였다고 하지만 어쨌든 ‘고딩엄빠’는 방송이다. 이미 사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패널들이 유도하는 보편의 공감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고, 잘잘못을 가리려는 세간의 말들에 난도질 당하는 것은 오히려 출연진들이다. 아무리 방송 출연을 스스로 결정했다지만 연예인도 아닌 두 사람이 SNS로 감정 다툼을 하는 것까지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딩엄빠’는 10대들이 성을 바로 알게 하고 우리 역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성찰해보아야 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고딩엄빠’는 자극적인 사연들로 이슈몰이를 하는 듯 보이고, 이 때문에 출연자들은 개인적인 일탈로 일어난 일을 가지고 ‘사연팔이’를 하고 있다며 비난을 받고 있다. ‘고딩엄빠’의 방송 취지가 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러워지는 시점이다.

10대 부부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딩엄빠’는 미화의 우려가 있는 서사를 부여하거나 열악한 육아 환경을 집중조명해 출연진들만 욕을 먹이고 있는 듯하다. 실제 박서현, 이택개 부부 역시 앞선 방송에선 ‘사랑꾼 부부’로 그려졌고,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갈등이 터져나오면서 결국 파국을 맞았다.

생중계 수준으로 갈등을 노출시키며 자극적만을 좇은 ‘고딩엄빠’가 오히려 지우려 했던 편견과 반감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시간이 지나면 출연진들은 물론 아이에게까지 상처가 남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제작진은 과연 출연진들의 미래에 대해 충분히 고민을 거쳤을지, 이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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