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에 숨기고 400번 나눠 인출..호화 체납 ‘백태’

[앵커]

미 달러화를 항아리 안에 보관하거나 벌어 들인 현금을 수백 차례에 나눠서 인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두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빼돌렸다 세무당국의 감시망에 적발된 사례들입니다.

조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지 않은 세금을 걷으러 온 국세청 체납 추적팀.

베란다 구석에 있던 항아리 안에서 달러 뭉치가 나옵니다.

7만 달러, 우리 돈 8천5백만 원 정도입니다.

부동산을 팔아서 남긴 차익 일부를 달러로 바꾼 뒤 몰래 숨겨놓은 것입니다.

[“국세청에서 나왔습니다.”]

또 다른 체납자의 집에서도 다량의 달러가 발견됩니다.

압류된 현금과 순금을 합친 금액만 우리 돈 8억 원 정도.

비상장 주식을 팔아 100억 원 넘는 이익을 챙긴 뒤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체납자는 세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10달에 걸쳐 400번 넘게 인출한 현금을 자녀 집에 몰래 보관했습니다.

지난해 국세청은 5천만 원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체납자를 추적해 2조 5천억 원의 세금을 징수했습니다.

체납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금융 거래와 소득·지출 내역, 생활 행태까지 분석했습니다.

[이은규/국세청 징세과장 : “빅데이터를 통해 종합 분석하고 잠복 탐문 등을 통해 실거주지를 확인합니다. 이후 관련인 등에 대한 금융, 재산 분석과 질문조사권 등을 행사하여 은닉재산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올해도 고액체납자 580여 명이 재산을 숨긴 것을 추가로 확인하고 현재 집중 추적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고액 체납 사실을 세무 당국에 알릴 경우 최대 30억 원의 신고 포상금도 지급됩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현석

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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