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그알 ‘가스라이팅’편 방송금지에 “재판부 편협한 시각 우려”

SBS PD협회 “재판부, 그알이 이전에도 수차례 왜곡방송”…”제작진과 시청자들 폄하하는 것”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2일 방송예정이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가스라이팅 관련 방송이 법원 결정으로 금지됐다. 이에 SBS PD협회는 재판부가 그알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보이며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폄하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그알 제작진이 준비하던 방송은 한 여성의 사망 사건 관련 남편의 가스라이팅 의혹 내용이었다. 그러나 취재 도중 제작진에게 반론을 요청받은 남편 측이 반론 대신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SBS PD협회는 지난 1일 “그알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개인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언론의 자유가 절대적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며 “단 판결문에서 보인 언론에 대한 재판부의 편협한 시각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SBS PD협회는 “재판부가 방송금지 결정을 내린 이유 중 하나로 ‘이 프로그램이 이전에도 수차례 왜곡·편파방송의 문제가 제기된 점’을 고려했다고 하는데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재판부가 이런 표현을 판결문에까지 쓴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법과 제도로 보호받지 못한 수많은 사연이 방송을 탔고 방송 이후 새롭게 수사가 이뤄지고 억울한 죽음, 누명이 벗겨진 경우도 많았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수많은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가 ‘신청인들에게 충분한 반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객관성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SBS PD협회는 “반론 요청은 방송 예정 12일 전에 이뤄졌는데 만남을 거부한 신청인은 반론 대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반론 대신 가처분신청을 하고 재판부는 다시 반론이 없으니 방송 자체를 못한다고 결정하면 앞으로 이런 순환 논법으로 방송금지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가 방송금지 기간을 영구히 못하게 한 것도 비판했다. SBS PD협회는 “설령 이번 취재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방송을 금지할 정도라 판단했다 하더라도 이후 추가 내용을 보강해 새롭게 재조명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이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이 난 사건도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재심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영구히’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결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기사 일부 정정합니다 :

2022년 4월2일 12시25분

기자가 가처분신청을 받은 방송내용을 확인하는과정에서 일부 착오를 일으켜 기사 제목일부와 기사내용 일부, 기사 이미지를 바로잡았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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