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터키 기업인 만난 김총리 “6·25도 참전한 터키..관계 잘 이어가야”

김부겸 국무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오후 터키 앙카라 루갈 호텔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뉴스1

(앙카라=뉴스1) 박혜연 기자 = 터키 순방 중인 김부겸 국무총리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 “(터키는) 6·25 때 참전해서 그만한 희생을 치러준 나라고 한국과 터키 간 국민들 사이에는 유난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어 이런 관계를 잘 이어나갈 수 있어야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앙카라 소재 루갈 호텔에서 열린 우리 기업인들과 만찬 겸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통해 “(터키는) 오스만투르크 등 나름대로 역사도 지니고 있고 8500만명에 가까운 인구로 함부로 봐서는 안 되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한국 정부가 관심을 두면 터키 정부도 대응할 만한 사안들에 대해 기업인들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구했다.

이천규 재터키 한국기업협회 회장 겸 효성티앤씨 법인장은 “총리님의 방문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터키에는 현대차 및 삼성전자를 비롯해 약 80여개 기업이 진출해있다.

김상수 현대자동차 법인장은 연간 20만대를 생산하며 그중 10%는 터키 내수시장에 판매, 90%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터키 시장은 환율이 상당히 안 좋은데 환율 변화에 따라 차 가격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이 현대차가 2020년 기준 터키 수출 회사 중 6위를 했다고 밝히자 김 총리는 “전체 기업들 중에서 6위?”라고 되물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터키에서 스테인리스를 생산하는 포스코아싼의 반돈호 법인장은 “터키 내 환율,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있고 가장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스테인리스 주원료가 니켈인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있기 전에는 통상 2만달러대였던 니켈 가격이 전쟁이 나고 이번 주 초까지 10만달러까지 올랐다가 지금 4만달러대로 내려왔다”고 토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오후 터키 앙카라 루갈 호텔에서 열린 기업인 만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총리실 제공) © 뉴스1

최병희 삼성전자 법인장은 “TV와 스마트폰 중심으로는 저희가 터키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터키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터키는 매년 지속되는 환절하 이슈로 현지 사업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최 법인장은 또 “현재 터키 정부에서 TV나 가전제품, 휴대폰의 경우 수시로 세제 정책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를 변경할 때 관련 업계 공청회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적 절차가 있으면 더 원활할 텐데 어려움 겪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완제품을 수입할 때 안전검사 명목으로 수입하는 데 있어 예상치 못한 시간이 평상시보다 몇 주, 몇 달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사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부분은 터키 정부와 수시로 검사인력을 추가해달라, 장비를 추가해달라며 협의하고 있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조봉래 LG화학 법인장은 “터키의 입지 자체가 유럽의 중국”이라며 “(LG화학은) 기본적으로 강점을 갖는 사업들, 가전이나 자동차 등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고 최근 코로나 이후 유럽 내지는 터키에서 위생용품, 유아용품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김 총리 외에도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윤성원 국토부 1차관, 윤성욱 국무2차장, 오영식 총리비서실장, 이원익 주터키 대사가 참석했고 방문규 수출입은행장과 백승달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 박선호 해외건설협회 회장이 함께 자리했다.

한국과 터키는 올해 수교 65주년 및 ‘전략자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았으며 현재 인프라와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무총리가 터키를 방문한 것은 9년 만이다.

이번 김 총리의 터키 방문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2018년 5월 국빈 방한한 데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문 대통령이 2020년 3월 터키 답방을 추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성사되지 못했었다.

김 총리는 18일 진행되는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낙칼레 대교’ 개통식에 에르도안 대통령 초청으로 참석해 대교 건설에 참여한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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