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반도체 수급난에 대기업 진출까지..중고차 시장 ‘지각변동’

중고차 매매 시장. 사진=연합뉴스

반도차 수급난이 계속되면서 중고차 시장이 활황세다.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대기 기간 없이 차량을 활용할 수 있는 중고차의 인기가 높아진 탓이다. 최근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까지 허용되며 중고차의 시세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7일 대전지역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신차급은 물론 연식과 상관없이 예년보다 높은 중고차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급망 대란으로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며 신차 대기 기간이 1년을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가 됐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차 출고 지연으로 수요가 폭증하며 감가상각 또한 낮아졌다.

중고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연식이 새차 기준 5년 미만인데, 현재 2015-2017년식의 차량 거래 시 예년에 비해 200만 원에서 300만 원 가까이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 인기 차종인 현대차 더 뉴 아반떼, 더 뉴 그랜저 IG, 더 뉴 싼타페,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80, 기아 K5 등은 신차 가격의 92-99%까지도 거래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제네시스 G90, 기아 K9, 등 대형차의 경우 보통 중고차 시세에서 감가상각의 폭이 상대적으로 컸으나, 이번 공급대란의 여파로 이들 대형차도 예전과 같은 감가상각이 이뤄지지 않고,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중고차 딜러는 “노후된 차량의 경우에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5년 정도 된 차는 통상적으로 300만 원 정도 오른 걸로 보인다”며 “보통 신차 가격은 1년이 지나면 5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떨어지는데 신차 출고 지연에 따라 중고차 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차 여러 대를 계약한 후 먼저 출고된 차를 1년 타고 높은 가격에 되파는 사례도 종종 보인다”며 “렌트나 리스로 나가는 월별 가격보다 1년 된 차를 파는 것이 가격 대비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허용키로 하면서 시장의 지각변동 또한 감지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를 필두로 뜨거운 시장 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신뢰도 있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중고차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신차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더해 중고차로 수요가 몰리면서 중고차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대전 중고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연식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차가 신차급 가격을 형성하며 거래되고 있는데,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가세하게 된다면 매물 쏠림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다”며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 인증 중고차의 등급 산출 과정상 부가 서비스와 마진도 남겨야 해서 전체적인 시세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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