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ET] 후루룩 냠냠, 단무지는 아삭..’짜장면’이 부담스럽다?

이어서 ET콕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고민의 순간.

비냉이냐 물냉이냐, 쌀떡이냐 밀떡이냐.

그리고.

짜장이냐 짬뽕이냐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다른 메뉴 제쳐 놓고고 ‘짜장!’ 을 외치신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4월 14일은 블랙 데이, 이른바 짜장면 데이라는데요,

유래라고 한다면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와 화이트데이(3월 14일)에 초콜릿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면서 짜장면을 먹는 날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KBS2 ‘오월의 청춘’ : “오메 오메, 짜장면 맛있겠다잉! 잘 먹겠습니다!”]

돼지고기와 양파, 감자를 춘장에 볶아낸 달콤짭조름한 맛.

1970~80년대 짜장면은 외식의 대명사였습니다.

당시 어린이들은 짜장면을 먹기 위해 운동회에서 온 힘을 다해 달렸는데요,

졸업과 입학식이 있는 날이면 동네 중국집은 가족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가장이 모처럼 가족들을 데리고 어깨 쭉 펴고 쏠 수 있는 고마운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짜장면 한 그릇엔 어린 시절 추억은 물론 부모님과의 애틋한 사연이 녹아 있기 마련인데요,

세월이 흘러 짜장면은 이제 대표적인 배달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 때우기가 그만인데요,

요즘도 경찰이나 검찰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는 짜장면을 시켜먹는 장면이 종종 등장합니다.

그만큼, 업무에 바쁘다는 걸 표현하는 동시에,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친근감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빨리 먹어, 임마.”]

하지만 서민 음식이라 하기엔 언제부턴가 짜장면 값이 만만치않아졌습니다.

지난달 외식 물가가 6.6% 상승, 2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짜장면값 상승률은 9.1%로 더 높았습니다.

물가가 다 치솟는데 짜장면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지만, 섭섭한 느낌마저 드는 건 왜일까요?

그래도 육~칠천 원으로 한 그릇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엔 그래도 고맙다고 해야할까요.

요즘도 짜장면은 하루 7백만 그릇이 팔린다고 합니다.

식당 뿐 아니라 반조리된 짜장면이나 인스턴트 짜장면을 사다가 집에서 조리해먹으니 한국인의 짜장면 사랑은 삼겹살 만큼이나 유별난데요,

오죽하면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그 좁은 곳에, 짜장면 파는 곳이 10군데가 넘게 생기고 이런 광고 카피까지 유행했을까요.

‘짜장면 시키신 분’~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이른바 ‘철가방’이라 불리는 알루미늄 배달통을 싣고 쏜살같이 내달리는 오토바이를 보고 있노라면, 멀쩡하던 배가 나도 모르게 고파옵니다.

입가에 묻는 줄도 모르고 그저 맛있게만 먹던 철없던 시절.

‘짜장면이 싫다’고 거짓말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향수까지… 밀려옵니다.

지금까지 ET콕.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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